[Health] 이른 한여름 날씨..내 몸을 사수하라

이병문 2018. 6. 5.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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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이 30도 안팎까지 오르는 등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여름철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여름철에는 자외선이 강해 피부를 보호해야 하는 동시에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5~9월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식중독에 주의하고 오염되거나 날음식을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식중독은 대부분 배탈, 설사, 구토로 이어지지만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특히 6월에는 러시아 월드컵이 늦은 밤시간대에 열려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름엔 흐린 날도 자외선차단제 발라야

지난달부터 '자외선 강함'이라는 잦은 예보와 함께 자외선 지수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자외선은 파장 길이에 따라 A, B, C로 나눈다. 이 중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은 A와 B다. 자외선 차단제에 적힌 SPF는 자외선 B를, PA는 자외선 A의 차단지수다. SPF 수치와 PA 등급이 높을수록 차단 효과가 크지만 피부에는 민감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 목적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제는 바른 후 15~30분이 지나야 효과가 나므로 외출하기 30분 전에 발라줘야 한다.

안규중 건국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외출을 자주 하지 않은 사람은 SPF10 전후이면서 PA+인 제품을 선택하고 간단한 외출을 할 때는 SPF10~30, PA++ 제품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SPF30 제품만으로도 자외선이 97%까지 차단되기 때문에 등산이나 장시간 스포츠 활동을 할 때도 SPF50인 제품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자외선 차단 성분이 피부에 자극을 줘 피부 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바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다만 충분한 효과를 위해 3~4시간 후에는 다시 한번 바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비가 오는 장마철에도 자외선은 예외가 없다. 구름이 흡수하는 것은 대부분 햇빛의 적외선으로, 기상청에 따르면 흐린 날에도 자외선 투과율이 80%에 달한다. 게다가 부분적인 구름층은 반사와 산란을 일으키면서 오히려 흐린 날 자외선 복사량이 더 높다는 주장도 있다. 물놀이를 할 때는 '내수성' 또는 '지속 내수성'이라고 표시된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일반 자외선 차단에는 물에 씻겨 제대로 효과를 내지 않기 때문이다. 내수성은 1시간, 지속 내수성은 2시간 물에 닿았을 때를 가정해 검증한 것으로 장시간 물놀이를 할 때는 지속 내수성 제품을 사용하고 2시간마다 덧발라줘야 한다.

식중독 3대 예방법 손 씻기, 익혀먹기, 끓여먹기

식중독의 약 80%는 5~9월 발생한다. 아침까지는 괜찮았던 음식들도 날씨가 더워 상하는 일이 빈번하다. 식중독은 살아 있는 세균에 오염됐거나 세균의 독성이 남아 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장내에서 만들어진 독성에 의해 발생한다. 음식을 먹은 뒤 짧게는 3시간에서 길게는 12시간 후에 증상이 나타난다. 김봉영 을지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설사나 구토가 심하지 않은 경우 대부분 1~2일 후 완화되지만 고열이 동반되거나,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탈수 증상이 있다면 빨리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며 "이러한 증상 외에도 신경마비, 근육경련, 의식장애 등 증상을 일으키기도 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우선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식중독의 약 70%를 예방할 수 있다. 야외에서 높은 기온에 오랜 시간 노출된 음식은 무조건 피하는 것이 좋다. 집에서 요리할 때도 청결한 식재료를 사용하고 오래된 것은 냉장·냉동 보관을 했더라도 피해야 하며 충분히 익혀서 섭취해야 한다. 채소류는 깨끗한 물로 잘 세척하고 물은 끓여서 먹는 것이 안전하다. 육류나 어패류 등을 취급한 조리도구는 교차 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분해 사용하며, 만약 조리도구를 종류를 구별해 사용하지 않는다면 과일 및 채소류에 먼저 사용한 후 육류나 어패류에 사용해 교차 오염을 최소화시킨다. 또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도마는 사용 후 뜨거운 물을 끼얹어서 세균 번식을 막고 행주는 자주 삶아준다.

영유아 수족구 기승…30초 이상 손 씻기

수족구병은 봄에 유행하기 시작해 6월 중 정점을 찍은 뒤 한여름인 8월까지 기승을 부린다. 수족구병은 이 시기 집단생활을 하는 영유아와 영유아의 보호자가 특히 유의해야 한다. 수족구병은 콕사키바이러스나 엔테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열과 입 안의 물집·궤양, 손과 발의 수포성 발진을 보인다. 대부분 증상 발현 후 7~10일 후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드물게는 뇌수막염, 뇌염 등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이지용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감염내과 과장은 "수족구병은 침, 가래, 코 등 감염된 사람의 호흡기 분비물이나 대변, 오염된 물건 등을 통해 전파된다"며 "어린아이들은 손에 잡히는 모든 물건을 입으로 가져가는 사례가 많아 감염에 더 쉽게 노출되는 편이기 때문에 수족구병이 의심될 때는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다른 사람과 접촉을 피하고 어린이집 등에도 보내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족구병은 아직 예방 백신이 없으므로 개인 위생 수칙을 지켜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아이들은 물론 아이를 돌보는 어른들도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수분 보충 충분히 해줘야 요로결석·저혈압 예방

일반적으로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도 함께 수축해 혈압이 상승하지만 여름에는 이와 반대로 혈압이 떨어지기 쉽다. 여름에 고혈압보다 더 위험하다는 저혈압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다. 특히 혈압약 및 전립선비대증과 같은 혈관 관련 약을 2~3개 복용하는 고령층이 야외에서 앉아 있다가 일어설 경우 기립성 저혈압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개 일반적인 저혈압 증상은 현기증, 두통, 무기력증이지만 심하면 실신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김성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여름에는 겨울보다 혈압이 더 낮아지기 때문에 평소에 저혈압이 있는 환자라면 주의하는 게 좋다"며 "더운 날씨에 땀이 많이 나면서 수분이 부족해지면 혈압 저하를 가속시키므로 충분한 수분과 전해질을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로결석도 기온이 높아지면서 주의해야 할 질환 중 하나다. 결석 형성을 촉진하는 것은 탈수, 신체대사 이상, 요로감염, 칼슘과 수산염이 함유된 음식물이나 약물 과잉 섭취, 통풍 등이 있다. 또한 돌의 크기나 위치에 따라 요로결석의 증상이 달라진다. 갑자기 옆구리에서 통증이 오거나 구토, 혈뇨, 빈뇨(배뇨 횟수의 비정상적인 증가) 등 증상이 발생하며, 때로는 고열을 동반하기도 한다. 윤병일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요로결석을 방치할 경우, 돌이 계속 커져 이로 인한 요로폐색(막힘)과 이차적인 염증으로 신장기능이 저하된다"면서 "요로결석은 초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요로결석을 예방하려면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날씨가 무더운 날에는 하루 2ℓ이상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과다한 단백질 섭취는 소변 내에 칼슘, 수산 등을 증가시키고 소변을 산성화시키기 때문에 육류 섭취를 제한하거나 결석 생성을 억제하는 구연산이 함유된 음식(오렌지 주스, 레몬 주스 등)을 먹는 것도 요로결석을 예방하는 한 방법이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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