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철 맞춰 사계절 전국 유랑.. 일본 2030'농사 알바'3만명
일손 부족한 지역농협 손잡고 '연중 고용' 내세워 알바 구해
농산물 수확철에 맞춰 전국을 돌아다니며 농사 아르바이트로 먹고사는 일본 20~30대 젊은이들이 약 3만명으로 추정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4일 보도했다. 농사일과 아르바이트를 합쳐 '농업바이트'라고도 하고, 농사철에 따라 일터를 옮기니까 '방랑 아르바이트'라고도 한다.
일본은 국토 모양이 길쭉해 기후가 다양하다. 연평균 적설량이 6m에 가까운 홋카이도부터, 1월 평균기온이 섭씨 17도를 웃도는 오키나와까지, 연중 어느 때건 전국 어디선가는 무슨 농사건 짓고 있다는 얘기다.
이 점에 착안해 2016년부터 지역 농협 몇 곳이 손잡고 공동으로 아르바이트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아열대 지역인 오키나와 농협, 춥고 눈 많이 오는 홋카이도 농협, 그 중간에 있는 야마가타현과 에히메현 농협이 함께 사람을 뽑는다. 그 뒤 겨울엔 오키나와 사탕수수 농사, 봄·여름엔 홋카이도 감자 농사와 야마가타현 체리 농사, 가을엔 에히메현 감귤 농사에 투입하는 식이다.
배경엔 결국 고령화로 인한 일손 부족이 있다. 일본 농촌 중에는 "사람을 못 구해 열매가 달렸는데 수확을 못 했다"고 발 구르는 곳이 많다. 지역 농협이나 농가가 개별적으로 사람 뽑기 힘드니, 여러 농협이 힘을 모아 '연중 고용'을 무기로 내세워보자는 발상이었다.
이처럼 지역 농협 연합이 고용한 아르바이트생이건, 개인적으로 농촌을 돌며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이건, 시급은 대개 1000엔(약 1만원) 안쪽이다. 대도시 편의점(1000~1500엔) 시급에 조금 못 미치거나 엇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지역에서 무료 숙식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도시보다 목돈 모으기가 수월하다. 누가 하건 엇비슷한 도시 노동과 달리, 사람과 사람이 같이 땀 흘리며 정이 드는 측면도 있다.
농업 아르바이트생 중에는 대졸자도 드물지 않다. 대도시에 살다가 회사 생활에 질려 그만둔 다음, 도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농촌 아르바이트로 옮겨온 경우다. 농촌 노인들이 이들을 반색하고 받아들이지만 이들이 농촌에 정착하는 일은 드문 편이다. 농민들 입에서 "농업에 정말 관심 있는 사람은 열 명에 두 명 정도"라는 말도 나온다. 농촌에 뼈를 묻으려고 배우는 사람보다는, 에히메에서 감귤 따고 아오모리에서 사과 딴 뒤 몇 달간 모은 돈으로 해외여행 떠나는 '자유로운 영혼'이 아직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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