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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커뮤니티 ‘인벤’의 성장을 이끌어온 WoW 커뮤니티 ‘와우인벤’

[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국내 최대 게임 커뮤니티 ‘인벤’이 메갈리아 사태에서 시작된 커뮤니티와의 갈등으로 휘청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최대 게임 커뮤니티 사이트 인벤에서 이용자들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

문제의 시작은 메갈리아 논란이었다. 인벤에서 충성도 높은 이용자들이 많은 ‘와우인벤’ 게시판에서 한 이용자가 극단적인 페미니즘인 메갈리아 회원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이용자는 다른 이용자들과 자신이 메갈리아 회원이 아니라고 항변을 하며 다른 이용자들과 댓글로 갈등을 빚었고 결국 해당 게시판에서 활동을 접었다.

그런데 메갈리아 논란의 화살이 와우인벤 운영자로 향했다. 오래된 게시판이고 사용자들도 충성도가 높아 인벤 측에서는 새로운 게임 게시판에 비해 관리를 느슨하게 해왔다. 하지만 메갈리아 관련 게시글을 발빠르게 삭제하는 등 지금까지와의 다른 행보를 보인 것. 이용자들은 인벤 게시판 관리자도 메갈리아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한 이용자가 올린 인벤 관리자의 메갈리아 의심 글이 20만건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며 이용자들의 공감을 사게 됐다.

인벤 측은 관련 내용에 대응해 운영팀장이 직접 공지글을 올리며 사건을 수습하려했다.

하지만 이후 더 크게 확대됐다. 혼란한 가운데 와우인벤에서 손꼽히는 필자인 ‘장미저택’(커뮤니티 ID)을 중심으로 한 모임이 다른 커뮤니티 공간으로 공간을 옮겼다. 인벤 측에서 충성도 높은 이용자들에 대한 관리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옮겨간 커뮤니티에 한 이용자가 장미저택을 비롯해 커뮤니티 모임을 비난하는 글을 집중적으로 올렸다. 해당 이용자를 온라인공간에서 확인해보니 인벤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던 이용자였다.

특히 비난의 글을 올린 인벤 기자가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온 이용자들을 극단적으로 비난한 것이 알려지면서 일이 일파만파로 번졌다.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성장해온 인벤이 이용자들에게 보상을 하기보나는 되레 ‘수준 낮은 글을 쓰는 이용자’라며 비난을 한 것이 문제가 된 것.

이러한 논란은 같은 블리자드 게임인 히오스와 오버워치 게시판은 물론 LoL 게시판으로 번지면서 이용자들이 대거 등을 돌리고 있는 중이다. 특히 주요 필자들이 자신의 글을 삭제하고 게시판을 떠나고 있어 향후 관련 게시판이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3일 인벤의 대표인 ‘Ssizz’(커뮤니티 ID)가 서비스 사이트 메인에 직접 사과 글을 올렸다. 초심을 잃은 운영에 대한 사과와 해당 기자를 해고 조치했으며 재발방지에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취지의 글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사과에 대해서는 이용자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이용자는 “국내 대표 게임 커뮤니티 대표이사가 자신의 본명이 아닌 ID나 필명을 이용해 사과글을 올리는 것에서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을 올렸다.

일련의 상황에 대해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 대표 커뮤니티인 ‘플레이포럼’이 저질렀던 문제를 되풀이하는 모습”이라며 “이용자들의 참여로 성장한 커뮤니티가 사업이 커지고 영향력이 커지면서 어느 순간 초심을 잃고 이용자들을 홀대해 벌어진 일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jw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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