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리턴즈' 권상우 "까칠하지 않아요, 스타병 없습니다" [인터뷰]

한예지 기자 2018. 6. 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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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리턴즈 권상우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배우 권상우는 마음의 안정을 찾은 자의 여유로움이 넘쳤다. 지난 시간에 대한 후회 대신 "조금씩 늙어가는 것 같다"며 이를 기꺼이 즐기고 있는 그 모습은 한층 평안하고 행복해 보였다.

3년 만에 '탐정: 리턴즈'(감독 이언희 제작 크리픽쳐스)로 돌아온 권상우는 작품 자랑에 여념없다. 그도 그럴것이 전작의 초반 스코어가 지극히 낮았음에도 점차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결국 시리즈 영화의 발판을 마련해 당당하게 귀환을 예고했기 때문. 이번 편은 과감하고 깔끔한 편집이 돋보였고, 웃음 포인트가 많아 관객들도 유쾌함을 느낄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낸 그는 "무엇보다 진짜 제목처럼 탐정이 된 게 아니냐. 어떻게 보면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설레어했다.

순전히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흥행에 성공한 '탐정:더 비기닝'(2015)은 셜록 '덕후'인 만화방 주인 강대만(권상우)과 레전드 형사 노태수(성동일)가 티격태격하며 연쇄살인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을 그렸다면, 이번 시리즈는 탐정사무소를 개업하고 전직 사이버수사대 에이스 여치(이광수)까지 영입해 본격적으로 사건을 파헤친다. 그의 말마따나 '진짜' 탐정이 된 셈이다.

권상우는 "사실 우리 영화의 가장 큰 포인트는 범죄 추리 수사보다 제각기 개성 강하고 불완전한 사람들이 모였는데 이들이 어떻게 이 큰 사건을 유쾌하게 풀어나갈지를 지켜보는 게 매력이지 않나"라고 자평했다. 대만과 태수의 지질한 가장으로서의 모습, 남자답지 못한 자잘한 다툼. 이런 요소들이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흥행 포인트 아니겠냐며. 특히 그는 관객들의 힘을 믿었다. 실제로 지난 작품에서 체화한 탓이 크다. 첫날 스코어 5만의 기록은 262만 명의 최종 스코어를 이끌어냈다. 그렇기에 "잘 못 만든 영화가 안 되면 '어벤져스 때문에 안 됐다, 뭐 때문에 안 됐다'라고 말하지 않나. 대진운을 염려하지 않는다"며 "물론 스코어 차이는 있겠지만, 잘 만든 영화는 관객이 판단해주신다. 이번 편은 전편을 넘을 수 있을 것 같다. 무관심했던 전편 개봉 시기와 달리 지금은 관심이 남다른 것을 느낀다"고 기분 좋은 감정을 표했다.

지상파 최초의 시즌제 드라마로 정착한 KBS2 '추리의 여왕'에 이어 '탐정'까지. 연속성을 지닌 자신만의 고유 캐릭터를 계속 연기할 수 있다는 건 배우로서 큰 영광일 터. 권상우는 이에 대한 큰 장점으로 현장이 어색하지 않다는 것을 꼽았다. 익숙한 동료들과 만나 적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제일 좋고, 최근에도 거리에서 마주친 시민들이 '추리의 여왕3'을 최강희와 무조건 해야 한다며 응원해주는 반응을 볼 때 너무도 감사하단다.

게다가 묘하게 '추리의 여왕'과 '탐정'은 추리 소재란 공통점이 있다. 반면 캐릭터는 '추리의 여왕'에선 직감만 믿고 움직이는 '막무가내 형사'라면 '탐정' 시리즈에선 논리 정연한 추리력을 뽐내는 상반된 성질을 지녔다. "연기할 때 맛이 다르다"는 권상우는 "아무래도 액션이 하고 싶어 몸이 간질간질하긴 하다. '탐정'에선 제가 액션을 안 하니까 육체적으론 굉장히 편하지만 나태해지는 영화기도 하다"라고 넉살을 떨었다.

하지만 그가 '탐정' 시리즈에 가진 애정은 이미 차고 넘쳤다. 그는 '탐정' 시리즈를 주구장창 찍고 싶단다. 이는 현장의 기분 좋은 온도를 느끼기 때문이기도 했다. 특히 이젠 더욱 돈독해진 파트너 성동일과 함께 하는 게 무척 즐겁다며 "제가 많은 선배님들과 작업을 많이 안 해봤다. 이런 베테랑 연기자 선배님과 이렇게 계속 자주 보고 연기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권상우는 요즘 현장에 나오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단다. 성동일도 그런 권상우에 배우로서 중후한 멋이 난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이에 쑥스러워한 권상우는 "사실 변화의 계기는 없다. 아시잖나. 사람은 안 변한다. 제가 20대, 30대 때는 너무 바빴다. 주변을 인지하기 전에 누군가에 의해 삶이 돌아가고,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 바쁘게 왔다 갔다만 했다. 결혼하고 1인 회사를 차리며 일한 다음부터는 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아빠가 되고, 어른이 되며 달라지는 게 확실히 있는 것 같다고.

이는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고마움, 누군가 자신을 배우로서 캐스팅해준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이라고 했다. 그는 "누구라도 저를 안 찾아주면 백수인 직업이잖나. 그런 걸 느끼니 현장이 즐겁게 느껴진다"고 했다. 가장으로서 가족들을 위해서 일할 수 있단 즐거움도 느낀다는 그였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졌고, 조금씩 늙어가고 있는 게 느껴진다고. 그는 "제 나이가 마흔셋이다. 과연 언제까지 저를 주인공으로 찾아주실까. 아무리 제가 관리를 잘한다고 해도 앞으로 최대한 6~7년일 것 같다. 그때 동안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가 고민이다"라고 밝혔다. 그렇기에 더 많은 작품을 남기고 싶다고. 이는 조급함과는 달랐다. 그가 꾸준히 연기를 하고 싶은 이유는 "아이들이 '우리 아버지가 열심히 일한 배우구나' 자부심을 느끼고 인식할 나이에 그렇게 비치고 싶기 때문"이었다.

잘 나가는 청춘스타였던 권상우는 어느새 이처럼 성숙한 가장이자 배우가 돼 있었다. 특히 그는 스스로 제 자신에게 정말 성실하게 잘 살아왔다고 말해주고 싶단다. 지나간 것은 별로 생각지 않는다고. 배우가 되고 싶어 무일푼으로 서울에 올라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 꿈만 같고 행복하단 그다. "사실 사람들이 절 까칠하게 본다. 하지만 전 쓸데없는 권위의식이나 스타병도 없다. 그냥 열심히 사는 사람이다"란 권상우는 이런 본모습을 알아주는 대중들이 자신을 달리 생각하고 호감을 가져주는 것이 더 좋단다. 모든 감정에 여유가 넘치는 권상우다. "그냥 큰 기대가 없어서 그런다"고 넉살을 떨며 자신을 낮추는 모습마저도 어색함이 없었다.

권상우는 "연기자로서 최고가 되고 싶은데 그건 쉽지 않잖나. 그렇기에 살아가며 부지런하자, 그럼 뭔가 주변에 폐 안 끼치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진짜 성실하게, 열심히 살았다며. "이제 절반의 성공을 이룬 것 같다. 관객들에겐 친근한 배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친근한 배우가 되려면 자주 봐야 하니 1년에 극장 간판에 두 번은 걸릴 수 있는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마지막까지 넉살인 그는 기분 좋은 유쾌함을 지닌 사람이었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신정헌 기자, 영화 '탐정:리턴즈' 스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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