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라이나생명 전성기캠퍼스에서 이동순 교수가 '대중가요로 풀어보는 서울미래유산' 첫 강의를 하고 있다. /사진=박정웅 기자
지난 1일 서울 라이나생명 전성기캠퍼스에서 이동순 교수가 '대중가요로 풀어보는 서울미래유산' 첫 강의를 하고 있다. /사진=박정웅 기자
서울을 가장 많이 노래한 가수는 누굴까. 또 서울의 지명을 가장 많이 수록한 노래는 무엇일까.
일제강점기부터 장삼이사의 희로애락을 풀어낸 우리 대중가요를 통해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엿보는 인문학 강좌가 열렸다. 이야기경영연구소가 서울미래유산·서울시 후원으로 ‘대중가요로 풀어보는 서울미래유산’ 첫 강좌를 개최한 것.


지난 1일 라이나생명 전성기캠퍼스에서 열린 이 강좌는 서울미래유산 중 시민과 대중에게 친근한 문화장르인 대중가요를 통해 서울의 역사성과 현재성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기획됐다. 서울미래유산은 현재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은 서울의 근현대 문화유산 중 미래세대에게 전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문화유산을 가리킨다.

대표적인 게 서울장수막걸리(식음료), 열차집(음식점), 꺼벙이(만화) 등이다. 대중가요 등록 9곡은 ‘돌아가는 삼각지’(배호), ‘마포종점’(은방울자매), ‘서울로 가는 길’(양희은), ‘서울의 모정’(패티김), ‘서울의 아가씨’(이시스터즈), ‘서울의 찬가’(패티김), ‘안개 낀 장충단공원’(배호), ‘유쾌한 시골 영감’(강홍식), ‘제3한강교’(혜은이)다.

이날 이동순 계명문화대학교 특임교수(영남대 명예교수)가 일제강점기 ‘대중가요에 비친 서울의 실루엣’을 주제로 총 6회로 구성된 일정 중 첫 강의를 열었다. 그는 “노래는 지역의 분위기와 정서에 맞춰 만들어지는데 특히 한강을 낀 서울의 노래에는 격분의 심정이나 울고 웃었던 기억이 또렷하게 담겨있다”고 운을 뗐다.

시집 ‘개밥풀’로 등단한 이 교수는 ‘물의 노래’, ‘지금 그리운 사람은’, ‘철조망 조국’, ‘그 바보들은 더욱 바보가 되어간다’, ‘미스 사이공’, ‘마음의 사막’ 등의 시집과 민족서사시 ‘홍범도’(전5부작 10권) 완간 등 많은 시집을 펴낸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이면서 유행가 노랫말을 학문으로 연구하는 국내 유일의 국문학자다.


특히 분단 시대의 매몰 문학 복원을 위해 최초로 ‘백석 시 전집’을 펴내 국내 문단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이밖에 ‘권환 시 전집’, ‘조벽암 시 전집’, ‘이찬 시 전집’, ‘조명암 시 전집’ 등을 잇달아 발간하였다.

이 교수는 이날 ‘서울노래’, ‘노들강변’, ‘그도 그럴 듯도 해’, ‘서울 명물’, ‘제가 젠 척’, ‘범벅 서울’, ‘유쾌한 시골영감’, ‘가벼운 인조견을’, ‘명물남녀’, ‘만약에 백만 원이 생긴다면’, ‘개고기 주사’, ‘오빠는 풍각쟁이’ 등 일제강점기 대중가요 12곡을 희귀 사진자료와 재미있는 해설을 곁들여 소개했다.

그는 옛 노래까지 직접 선사하면서 “여태껏 음원을 찾지 못한 곡도 있으나 가사나 레퍼토리로 어떤 상황에서 지어진 노래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해도를 높였다.

강좌 중 즉석 라이브 공연이 펼쳐져 수강생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가수이자 연극배우인 최은진씨가 ‘아리랑 그리운 나라’(원곡은 가벼운 인조견을), ‘오빠는 풍각쟁이’를 구성진 가락으로 들려줘 분위기를 북돋웠다.

한편 ‘대중가요로 풀어보는 서울미래유산’은 이동순 교수의 강의로 다음달 6일까지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라이나생명 전성기캠퍼스에서 열린다. 

이번 ‘대중가요에 비친 서울의 실루엣’ 1강에 이어 ‘대중가요 속 서울지명’(2강), ‘대중가요에 나타난 서울의 모습’(3강), ‘대중가요로 살펴본 서민의 생활상’(4강), ‘대중가요로 들여다본 풍속과 문화’(5강), ‘대중가요는 문화의 속살이다’(6강)가 뒤따른다. 참가 및 자세한 내용은 이야기경영연구소 홈페이지를 참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