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지원 유세 안하겠다, 인물 보고 뽑아달라"

최경운 기자 2018. 6. 4.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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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D-9]
"文·洪대결로 가면 선거 못이겨" '유세역풍 우려' 일부후보 요청 수용
당장 서울시장 등 野단일화 탄력


자유한국당 홍준표〈사진〉 대표가 3일 "6·13 지방선거 유세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당 대표가 전국 단위 선거에서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지 않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홍 대표의 지원 유세 중단 결정에는 북한과의 대화 국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홍 대표의 대결 구도가 부각되는 걸 부담스러워한 일부 후보의 요청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가 선거운동을 사실상 후보들에게 일임함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 진행 중인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에도 다시 탄력이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홍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이번 선거를 지역 인물 대결로 몰고 가는 것이 좋겠다는 일부 후보들 의견이 타당하다는 판단이 들어 받아들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대표는 "지금은 문재인 대통령 세상인데 문·홍 대결로는 선거에 이길 수 없고, 여당 후보들이 북풍(北風)으로 선거를 치르려 문 대통령 뒤에 숨어버리기 때문에 모든 이슈가 묻히는 깜깜이 선거가 된다는 것이 후보들의 의견"이라고 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예정됐던 강원·충북·경기·서울 지역 지원 유세를 모두 취소한 데 이어 남은 기간에도 지역 유세에 나서지 않을 방침이다.

홍 대표는 애초 이번 지방선거를 좌·우파의 '체제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이날은 "지방행정을 누가 잘할 수 있느냐 하는 선거"라고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대북 강경 기조를 유지해온 홍 대표가 북한과의 대화 국면 때문에 문 대통령과의 체제 대결 구도가 힘을 받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인물 대결 구도로 바꾸겠다는 것 같다"고 했다. 홍 대표도 본지 통화에서 "선거만 이길 수 있다면 내가 무엇인들 못 하겠느냐"고 했다.

홍 대표 측근은 "일부 당내 인사들이 선거운동에서 홍 대표의 2선 후퇴를 요구한 것을 수용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했다. 최근 충청 지역의 정우택 의원과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가 홍 대표의 '백의종군'을 요구했다.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도 홍 대표의 대북 강경 노선에 불만을 표출했다. 당 관계자는 "선거 후 있을지 모를 반대파의 당권 투쟁에 대비해 공격의 빌미를 주지 않으려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여당이 야당 후보보다 홍 대표를 집중 공격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당내에선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논의의 장애물 중 하나가 홍 대표의 강력한 반대였는데 선거운동을 후보에게 사실상 일임한 만큼 단일화 논의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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