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베 23번 통화·6번 만남이 무색.. 日, 트럼프 발언에 당혹

도쿄/김수혜 특파원 2018. 6. 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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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北정상회담 D-8]
"對北최대압박 안 쓰겠다"고 하자 日방위상, 연설할 문구 수정 소동
'최대한 압력'→'현재 압력 유지'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에 참석 중이던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이 연설 문구를 급히 수정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원래 연설문에는 일본 방위 당국의 역할과 관련해 '최대한의 (대북) 압력을 유지하겠다'는 표현이 있었다. 그런데 오노데라 방위상이 연설하기 전, "'최대한의 압박'이란 용어를 더는 쓰고 싶지 않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이 나왔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결국 원래 문장 대신 '현재 하고 있는 최대한의 압력을 유지하겠다'는 문장을 읽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비슷한 말 같지만 원래 문장은 '앞으로 더한 제재를 할 수 있다'는 의미, 고친 문장은 '지금 하는 제재가 최대한이고, 그걸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일본이 그만큼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미·일 동맹'과 '대북 압박 노선' 두 가지를 밀어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23번이나 전화 통화하고 6번을 만났다. 주요국 정상 중 트럼프와 가장 끈끈한 관계라고 국내외에 여러 번 자부했다. 트럼프와 통화를 마칠 때마다 "미·일이 100% 함께 있다. 지금은 압박해야 할 때고, 대화·지원은 그다음"이라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대북 기조를 바꾸면서 그때마다 일본 외교가 휘청대는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 3월 9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회담을 전격 결정하자 일본은 뒤늦게 '압박을 계속하되, 일본도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쪽으로 돌아섰다. 이번에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상의 없이 방향을 틀자, 일본이 급하게 발언 수위를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 안에서는 '트럼프가 한마디 할 때마다 외교 노선을 바꿀 수는 없다'는 목소리와 '유연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일본이 외교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부딪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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