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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톡] 첫방 '두니아', 아니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야? 낯설어서 재밌다

기사입력2018-06-0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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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일요일에 첫 방송된 MBC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이하 두니아)는 '언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을 표방한다. 유노윤호, 정혜성, 루다, 권현빈, 샘 오취리 등이 가상의 세계 '두니아'에 떨어진 설정으로 방송은 문을 열었다.


야생 버라이어티라고 하기에는 게임의 설정을 그대로 옮겨온 각종 아이템 획득 CG와 너무도 정직한 '굴림체' 자막까지...도대체 이 예능의 정체는 무엇인지 좀처럼 익숙치 않은 내용 진행에 시청자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다. 말 그대로 '처음 만난 예능'이다. 첫방송을 시작한 '두니아'의 세계에 처음 진입한 시청자들을 위한 첫방 평을 알아보자.


게임 좀 해본 사람들이라면 '두니아'의 첫 방송을 보면서 바로 게임 '듀랑고'를 떠올릴 것이다. 대놓고 게임의 설정을 가져온 '두니아'는 여러 예능 프로그램과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오지에 출연진들이 떨어지는 설정은 '오지의 마법사'를, 무인도에서 어떻게든 서바이벌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은 '정글의 법칙'이 떠오르고, (핳하하하) (캭캭캭) 등의 인터넷 굴림체 자막을 마구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신서유기' 시리즈도 연상된다.

주인공들이 갑자기 게임의 세계로 빨려들어가 워프되어 당황하는 장면 등은 영화 '쥬만지-새로운 세계'가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두니아'가 위의 프로그램들과 다른 점은 출연진들이 각자 자신을 연기하는 시트콤의 성격을 띄고 있다는 점이다. 시트콤 '크크섬의 비밀'처럼 각자 캐릭터를 맡아 연기하는 것 같지만 유노윤호는 한류 아이돌 유노윤호이고, 샘 오취리는 가나 출신의 방송인, 우주소녀 루다 역시 아이돌로서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다 갑자기 워프된다.


사실 모두 제작진의 캐스팅으로 이 프로그램에 섭외되었고 다 함께 역할을 맡아 무인도에서 '당신들은 표류되었고, 게임입니다'라는 설정을 알고 연기를 하는 것이지만 이 역시 연기인지 아닌지 모호한 설정 속에서 역할 놀이를 하고 있다. 대본이 없이 움직이는 게 '리얼 버라이어티'라면 프로그램 홈페이지 설명대로 '두니아'는 '언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하고 있는 것이다. 캐릭터는 있지만, 사용자가 움직여야 내용이 진행되는 게임처럼 반절은 대본, 반절은 리얼인데 거기에 캐릭터들의 움직임을 '시청자 투표'로 결정할 수 있다는 특이점이 더해졌다.

출연자의 반절 정도만 얼굴을 드러낸 상태에서 혼자서 야생을 헤매는 장면만 나오던 '두니아'가 더욱 놀라워지는 지점은 마지막 장면이다. 바닷가와 숲이 인접한 익숙한 풍경의 무인도인 줄로만 알았던 두니아의 정체가 드러나는데, 여기는 공룡과 낯선 생물들이 살아있는 그야말로 '처음 만난 세계', 게임 속 세상인 것이다.



더구나 돈 스파이크, 구지성, 딘딘, 한슬, 오스틴강 등 나머지 출연진들은 첫 방송에 등장하지도 않았다. 이들은 아마도 다음주에 방송될 2회에 워프되어 두니아의 세계로 편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그램이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그냥 채널을 돌리다가 처음 만난 시청자는 "TV가 고장이 났나"하고 리모콘을 두드려 볼지도 모르겠다. 이상한 자막이 계속 나오고 누르지도 않았는데 게임 속 아이템 설정이 이어진다. 유노윤호가 등장하는 첫 장면에서 SATURDAY라는 영어 자막 옆에 '목요일'이라고 나오는 것은 그 유명한 인터넷 유머다.(불법유포 영화의 자막 제작자가 토요일을 목요일이라고 오역한 것을 비웃는 유머 자료가 한동안 돌아다녔다)



인터넷과 게임이 내 몸처럼 익숙한 10대-20대 시청자들에게는 친근한 유머와 인터넷 언어들이 계속 쏟아져 나온다. 물론 그게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에게는 그냥 낯선 방송일 수도 있지만, 대신 유명 연예인들이 게임의 캐릭터로 분해 시청자의 선택에 따라 움직인다는 '참여형' 예능이라는 설정이 시청자의 유입을 부른다. 어디서 본 것 같은 예능의 설정들과 난생 처음 보는 내용이 섞여서 '도대체 내가 뭘 보고 있는 건가' 낯선 느낌이 들지만 그래서 더 흥미롭다.


'두니아'는 직접 보기 전에는 '이건 무슨 프로그램'인지 타인에게 설명하기 쉽지 않은 예능이다. 그만큼 새롭고 신선하다. 채널만 돌리면 쏟아지는 관찰 예능과 음악 예능 사이에서 진짜 게임 예능이 출현했다. 신 예능의 출현이다.





iMBC 김송희 | 사진 MBC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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