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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상대가 누가 됐든 윈윈"… '거래의 기술' 보여준 트럼프

입력 : 2018-06-03 18:46:47 수정 : 2018-06-03 22: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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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파격 예우 배경 / 특급 의전 제공·전례 없는 환영 / 폭스뉴스 “김영철에 존중 표시 부동산개발업자 출신의 방식”/ 김정은 싱가포르 체류비 놓고
美정부 지원·대납 등 설왕설래 / ICAN “호텔비 지불” 공식 제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당 통일전선부장)을 파격 예우한 것은 부동산개발업자 출신으로서의 ‘거래의 기술’을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폭스뉴스의 시사 프로그램인 더파이브는 1일(이하 현지시간) “대통령이 직접 백악관 밖 김영철 차량이 있는 곳까지 배웅한 것은 엄청난 존중을 표시한 것”이라며 “영화사 소니 픽처스 해킹 주범이자 (북한 주민에게) 잔혹한 일을 저지른 인물을 백악관에서 만나는 데 대해 비판적 목소리도 있지만 트럼프의 이러한 행동은 (뉴욕) 퀸스의 부동산개발업자 출신의 거래 방식”이라고 말했다. 방송 패널들은 “트럼프는 퀸스의 재개발업자 시절 (김영철보다) 더 나쁜 사람도 많이 다뤄봤다”며 “상대가 누가 됐든 (팔고자 하는) 집 안으로 일단 고객을 유인해 서로 원하는 것을 얻는 윈윈의 거래 방식”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백악관을 방문한 김 부위원장이 떠나는 길을 배웅했으며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김성혜 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 대행과 함께 기념촬영까지 했다.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인 김 부위원장의 백악관 입성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90분 면담 자체가 엄격한 제재 준수를 강조해온 미국으로서는 굉장한 유연성을 발휘한 일이다. NBC 뉴스는 “김 부위원장에게 우방국 최고위급 외교관에게 주어지는 의전이 제공됐다”며 “백악관이 거의 모든 면에서 전례 없는 수준으로 김 부위원장을 환영했다”고 평가했다.

김 부위원장은 앞서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 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입국 절차를 거치지 않고 미국이 제공한 차량의 에스코트를 받아 공항을 빠져나오는 특급 의전을 받았다.

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왼쪽)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접견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면담을 마친 뒤 집무동 밖에서 김 부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인민군 대장 출신인 김 부위원장은 2000년 당시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이 군복을 착용하고 백악관을 방문했던 것과는 달리 양복을 입고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다. 인민군 차수였던 조명록과는 달리 김 부위원장은 현재 군직(軍職)을 맡고 있지 않아 정장 차림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다.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차관은 “김 부위원장의 양복 착용은 군이 아닌 당이 국가운용을 책임지고 있다는 북한 당국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내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체류 비용 문제가 관심이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3일 “당초 제재 때문에 북한의 정상회담 비용 지원이 어렵다는 게 미국 정부의 판단이었으나 최근 김정은의 호텔비를 포함한 체류 비용을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아직 미국이 원하는 문제에 대한 확답을 주지는 않았으나 회담 비용 대납은 북핵 폐기를 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폭스뉴스채널의 ‘폭스뉴스와 친구들’은 2일 북한이 김 위원장 숙소로 특별 귀빈실 1박 투숙비가 6000달러(약 645만원)에 달하는 풀러턴호텔을 선호한다는 내용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3명 석방에 “1달러도 들지 않았다”고 자랑한 점을 거론하며 미국 정부의 대납(代納) 가능성 및 비용 부담을 둘러싼 설왕설래를 전했다.

싱가포르가 내는 방안도 거론된다. 응엥헨 싱가포르 국방부 장관은 2일 제17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열린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기자들을 만나 “싱가포르는 (북·미 정상회담의) 좋은 개최국이 되도록 맡은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싱가포르가 보안과 숙박·이동 등을 위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확실히 그렇다”며 “그것은 이번 역사적 회담 과정에서 작은 역할을 하기 위한 비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노벨평화상과 상금 900만 크로나(약 11억원)을 받은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핵무기 금지 및 제거를 위한 노력에 공헌하는 차원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호텔비를 지불하겠다”고 김 위원장 체류비 부담을 제안했다.

김민서·이희경 기자 spice7@segye.com,워싱턴=박종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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