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당 유세 폭행 논란'에 권영진 "처벌 원치 않는다"

입력 2018. 6. 1. 16:26 수정 2018. 6. 1. 17:5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자유한국당 권영진(55) 대구시장 후보가 1일 "우리 (선거) 캠프가 너무 과했다"면서 폭행 논란에서 한 발 물러섰다.

권 후보 쪽이 31일 장애인단체 회원에게 '선거 테러'를 당했다며 배후세력 조사를 주장한 지 하루 만이다.

권 후보는 이날 오후 2시22분께 페이스북에 "언론 보도를 통해 보니 우리 캠프에서 이번 사고를 선거 테러라고 입장을 발표한 모양인데 격앙된 마음은 알겠지만 너무 과했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백주의 선거 테러"→"우리 캠프가 너무 과했다"
"배후 선거 방해 세력 철저 조사"→"우발적"
여론 악화되자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여

[한겨레]

자유한국당 권영진 후보가 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권 후보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자유한국당 권영진(55) 대구시장 후보가 1일 “우리 (선거) 캠프가 너무 과했다”면서 폭행 논란에서 한 발 물러섰다. 권 후보 쪽이 31일 장애인단체 회원에게 ‘선거 테러’를 당했다며 배후세력 조사를 주장한 지 하루 만이다.

권 후보는 이날 오후 2시22분께 페이스북에 “언론 보도를 통해 보니 우리 캠프에서 이번 사고를 선거 테러라고 입장을 발표한 모양인데 격앙된 마음은 알겠지만 너무 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권 후보는 “저는 그분이 저를 이렇게 만들려는 의도를 가지고 했다 생각하지 않는다. 우발적인 행동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아마 그분도 후회하고 저에게 미안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이 폭행당한 것은 사실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권 후보는 또 “저는 그분에 대한 어떠한 처벌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권 후보는 페이스북에 올린 이 글을 이날 오후 3시 언론에도 그대로 공식 발표했다.

31일 오후 대구 중구 반월당네거리 동아쇼핑 앞에서 장애인단체 회원인 한 여성이 자유한국당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를 막아서고 있다. <뉴스민> ‘권영진-장애인단체 회원 충돌 현장…권 후보, 유세 중단’ 유튜브 영상 갈무리

앞서 31일 오후 1시께 대구 중구 반월당네거리 동아쇼핑 앞에서 권 후보는 선거유세를 했다. 장애인단체 회원 수십명이 이곳에 찾아와 권 후보에게 장애인 복지 공공시스템 구축 강화와 발달장애인의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환경 조성 등의 협약을 맺을 것을 요구했다. 선거유세를 마친 권 후보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 했고 50살 여성이 권 후보를 손으로 막는 과정에서 권 후보가 뒤로 넘어졌다.

권 후보 캠프는 이날 오후 4시께 선거사무소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이 일을 ‘백주의 선거 테러’라고 규정했다. 권 후보 캠프는 대변인 이름의 성명에서 “광역단체장 후보가 선거운동 도중에 폭행을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대구에서 발생했다. 대구 반월당에서 권영진 후보를 반대하는 진보 성향의 장애인단체 회원으로 추정되는 신원 불상의 사람들이 후보자를 밀어 넘어뜨리는 바람에 허리와 꼬리뼈를 다친 후보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권 후보 캠프는 경찰에게 “문제 단체 배후에 어떤 선거 방해 세력이 있는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420장애인차별철폐 대구투쟁연대가 이날 오후 5시30분 긴급 브리핑을 열어 “폭행은 없었다”고 반박하면서 상황은 오히려 권영진 후보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대구투쟁연대는 “중년의 여성 한명이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 앞에 서서 한쪽 팔로 막아서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건장한 남성인 권영진 시장 후보가 넘어졌고, 이를 폭행 또는 테러로 규정하는 부분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대구·경북 지역 언론 <뉴스민>이 유튜브에 올린 ‘권영진-장애인단체 회원 충돌 현장…권 후보, 유세 중단’ 영상이 퍼지면서 ‘권영진 후보 폭행설’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누리꾼들은 ‘여성이 장풍을 쐈다’, ‘여성이 태극권의 고수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장애인단체를 비판하는 글도 일부 있었지만 권 후보를 비판하는 글이 많았다.

형법상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 중부경찰서는 이날 권 후보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나타냄에 따라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사람과 동물을 잇다 : 애니멀피플][카카오톡]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