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노원병 "14년만에 탈환" 토박이與.."막판역전" 젊은野

성기호 2018. 6. 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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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격전지를 가다 ② 노원병
재선 노원 구청장 출신 김성환 지역 인지도 높아 한발 앞서
강연재·이준석 거센 추격전…서로 단일화 놓고 신경전도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김지희 수습기자, 이은결 수습기자] "김성환은 8년간 노원구청장을 했고 이준석은 이곳 출신이니까 둘 다 노원사람이지. 그래도 지역을 대표할 사람을 뽑는 거니 둘 중 경험이 많은 사람이 낫지 않겠어요?"

지난달 29일 서울 노원구 상계중앙시장에서 만난 윤모(72ㆍ여)씨는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구청장 시절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일을 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6ㆍ13 지방선거와 함께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치르는 서울 노원구병 민심은 14년 만에 여당으로 다시 기우는 듯했다.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의 의원직 사퇴로 공석이 된 노원병은 2004년 임채정 열린우리당 의원 당선 이후 민주당이 내리 패배해온 지역이다. 노원병 주민들은 그동안 한나라당, 통합진보당, 무소속, 국민의당까지 다양한 정당의 후보에게 등원의 기회를 줬다. 그러나 이번 보선에선 재선 구청장 출신인 김 후보가 높은 당 지지율을 등에 업고 탈환을 노리고 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달 29일 서울 노원구 마들역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은결 수습기자 leg@

실제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노원병 민심은 김 후보가 강세다. 한국갤럽이 JTBC의 의뢰로 지난달 8~9일 실시해 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김 후보는 49%, 이준석 바른미래당 후보는 15.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노원병 거주 성인남녀 601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0%p, 자세한 조사개요와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강연재 자유한국당 후보와 이 후보는 인지도를 앞세워 막판 역전을 시도하는 상황이다.

현장에서 접한 주민들의 평가도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상계2동 한 카페에서 만난 전모(63)씨는 '보궐선거 때 누굴 뽑을 거냐'는 질문에 한 치 망설임 없이 김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옆에 있던 동년배 박모씨도 "일하다 반바지 차림으로 주민들을 만나러 오기도 하고 격의가 없다"면서 "선하고, 깨끗하고, 젊고, 똑똑하다"며 맞장구를 쳤다.

8년간 표밭을 다져온 김 후보 본인도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선거운동에 임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마들역에서 유세 중 아시아경제와 만나 "구청장 8년 기반이 있어 웬만한 어르신들은 다 알고 학부모, 자영업자들과도 접촉면이 정말 많다"며 "대체로 국회에 가서도 잘할 거라는 기대가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유세현장에선 김 후보에게 자발적으로 악수를 청하거나 격려하는 주민들이 눈에 띄었다. "여의도에 꼭 가라"거나 엄지를 들어올리며 지나가는 청년도 있었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후보가 지난달 29일 서울 노원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를 만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김지희 수습기자 ways@

반면 진보로의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보수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민심도 엿보였다. 상계 10동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이모(57)씨는 "김성환이 그간 별로 잘한 것 같지도 않고 진보 쪽에 힘이 몰리는 것도 싫다"면서 "다만 한국당은 홍준표 막말이나 독단적 태도 때문에 등을 돌리게 돼 이번에는 이준석을 뽑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선거캠프에서 만난 이 후보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안철수 후보와 경쟁했을 당시 사례를 들며 "막판에 부동층이 한쪽으로 쏠린다. 그분들의 표심이 마지막에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유권자가 많은 지역 특성상 늦은 밤까지 일정이 계속돼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자신감이 가득 찬 모습이었다. 그는 "상계동 내 평가가 지난 선거와는 매우 다르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후보는 강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한국당은 과거 새누리당이 아니냐"면서 "한국당과 단일화할 거면 왜 새누리당이란 거대정당을 박차고 나왔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강 후보는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를 조롱하기 위해 내보낸 후보"라며 "정략적 후보에 대해선 단일화 검토를 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강연재 자유한국당 후보가 지난달 29일 서울 노원구 수락산역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지희 수습기자 ways@

이날 오전 6시30분께 수락산역 출근인사를 시작으로 유세 일정에 나선 강 후보는 "변화와 발전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적임자"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저를 알아보는 분들도 많고 나이 많으신 분들 중심으로 생각보다 호응이 좋다"며 체감하는 민심을 전했다.

실제로 이날 출근길에서는 '오늘도 힘내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를 외치는 강 후보에게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는 60, 70대 이상 장년층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강 후보에게 먼저 다가와 명함을 요청하고 "일찍부터 고생한다"며 격려를 보내기도 했다. 강 후보는 단일화와 관련 "이 후보가 양보해줬으면 좋겠다"며 "국가적 과제를 다루는 데 있어 사회적인 경험, 직접 느껴본 아픔 등을 아는 이를 국민들이 신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김지희 수습기자 ways@asiae.co.kr
이은결 수습기자 le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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