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준의시사전망대] "장애인 입주 결사반대" 이 빌라에 무슨 일이?

2018. 6. 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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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5월 31일 (목)
■ 대담 : 입주민 대표 (익명) / 서준호 대구장애인인권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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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빌라 입주민 대표 (익명)
- 장애인이 입주한다는 설명 없었다는 것에 불쾌감 느껴
- 협의 없는 공사 강행에 주차장 입구 막고 단체 항의
- 6층 거주 시 지진·재해 발생 시 신속 대피 어려워
- 장애인 자립 생활 입지 조건이 맞지 않아 반대하는 것

서준호 대구장애인인권연대 대표
- 고층에서 화재 발생해도 1차 화재 진압 후 탈출 가능
- 단독주택의 경우 빌라보다 개보수 비용이 많이 들어
- 일부 입주민이 집값 하락과 위험성에 대해서 언급
- 주민 전체가 거부…어떻게 조치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

▷ 김성준/진행자:

국내 장애인 시설에 2016년 기준, 무려 3만 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 중 57.5%, 절반 이상의 장애인들이 사생활도 없고 인권을 침해당한다는 이유로 시설에서 나가겠다고 원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로 장애인 탈시설화 계획을 발표했고, 그 일환으로 장애인 자립생활 주택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입주가 예정된 한 빌라의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우선 해당 빌라의 입주민 대표 연결해서 한 번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 A빌라 입주민 대표 (익명):

예.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보니까 빌라 곳곳에 주민들의 장애인 입주 반대 서명이 담긴 연판장이 붙어있다고 하는데. 지금 몇 가구 중에서 몇 가구가 반대하고 계신 겁니까?

▶ A빌라 입주민 대표 (익명):

지금 저희 빌라에 있는 10가구 중 9가구가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나머지 한 가구가 이 장애인 자립 주택 사업에 해당되는 가구인가요?

▶ A빌라 입주민 대표 (익명):

예.

▷ 김성준/진행자:

왜 반대를 하시는 건가요?

▶ A빌라 입주민 대표 (익명):

그 내용을 제가 설명을 좀 하겠습니다. 내용이 좀 긴데. 처음에 젊은 남녀가 집을 보러왔을 때 신규 입주자인 줄 알고, 신혼부부라고 인지하고 동대표인 저에게 연락이 와서 그 당시 수리 및 벽지 교체를 한다고 문의가 와 허락하였습니다. 며칠 뒤 휠체어가 이동이 편리하도록 화장실 턱 제거, 입주자 중에 몸이 불편한 분이 계시다고 하셔서 그것도 허용하였습니다. 신혼부부 부모님이 몸이 불편한 분이 계시구나 생각하고 주민들에게 알리고 허용을 하였고, 며칠 뒤 장애인인권연대 대표분께서 전화가 와서 상황 설명을 하셨습니다. 처음부터 상황을 설명하지 않고 공사 허락을 받고 난 뒤 진행을 하려고 했기에 저희 주민들은 몹시 불쾌감을 느꼈고요.

자세한 상황 설명을 듣고 싶어서 서구청 사회복지과 담당자분께도 찾아갔었습니다. 전동휠체어나 거동이 불편하신 장애인 1급, 2급 되시는 분들이 세 분이서 자립 생활을 하시고 활동보조인 및 관리자 분은 저녁에 퇴근한다고 합니다. 자립 생활 가정 시설에 대해서 주민들은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으니 그대로 진행하면 안 되겠냐고 하더군요. 공사를 하겠다고 하시길래 저희 주민들은 서구청과 협의 중에 있으며 공사 중지 요청을 서구청 담당자 분을 찾아 뵙고 사정을 말씀드렸습니다. 상황 설명을 드렸는데도 불구하고 공사를 하러 오시길래. 저희 주민들은 주민들 사유지인 주차장 입구를 막고 서구청 방문 후 단체로 항의 후에 공사는 중단되었습니다.

대구시에서 예산 받은 2억 원과 리모델링비 2,000만 원이면 얼마든지 단독주택을 구할 수 있으니 좀 더 좋은 곳으로 알아봐달라고 서구청 담당자 분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서구청의 담당자 분 답변은 그 자리가 최적의 장소라고 하시더군요. 보통 장애인 시설이라면 복층이 아닌 단층으로 편의시설을 이용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단층도 아닌 6층에 거주할 시 화재나 지진 등 재해 발생시에 고층에서 단층으로 신속하게 대피가 어려우며 더 큰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기에. 엘리베이터 또한 8인승으로 전동휠체어가 1대만 들어갈 수 있고 입구가 좁아서 도움이 필요합니다. 내 집에 단독주택이 있고 그 자리가 장애인 자립생활 가정 시설이 들어온다면 주민들은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빌라 꼭대기 층에 장애인분들을 위한 정책 사업의 입지가 맞지 않아 저희 주민들은 반대하는 것이고. 자립생활 가정 시설 입주에 대한 절대적인 반대가 아니라 입지가 맞지 않아 반대를 하는 것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그 말씀은 잘 알겠고요. 그렇다면 장애인분들 입장에서도 그 빌라가 적절하지 않다는 게 대표님 말씀이신 것 같은데. 그것 외에 주민분들 입장에서 볼 때 이런 장애인 입주 시설이 들어오는 것 자체에 대해서 불만이 있거나 불편하신 점은 없나요?

▶ A빌라 입주민 대표 (익명):

그 자체에 대해서 반대하는 게 아니라. 제가 방금도 말씀드렸지만, 장애인 자립생활 가정 시설 입주에 대한 입지가 맞지 않아 반대하는 것입니다. 무조건 들어온다고 했을 때 반대를 하는 것이 아니라.

▷ 김성준/진행자:

만약 장애인분들이 불편하더라도 들어오겠다고 한다면. 그렇다면 특별히 반대할 이유가 없으신 겁니까?

▶ A빌라 입주민 대표 (익명):

저희 주민들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입지가 맞지 않아 반대하는 부분이고. 그리고 좀 더 좋은 곳으로 단독주택이나 그런 자리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제가 궁금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걱정해주시는 것은 좋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분들이 집이 마련이 됐으니까 들어오겠다. 그렇다면 주민들 입장에서는 반대하실 이유는 없는 것 아닌가 하는 말씀이죠.

▶ A빌라 입주민 대표 (익명):

입지의 조건이 맞는다면 반대할 이유는 없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장애인분들이 들어옴으로 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는 게 있다고 보시는 건지요?

▶ A빌라 입주민 대표 (익명):

주민들에 대한 불편함은 공동시설물에 대한 불편함이고요. 공동시설물에 대한 불편함은 서로가 배려를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시설물에 대한 배려가 아닌 자연재해나 지진, 화재 등 대피시설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고 단층이 아닌 6층에서 엘리베이터 고장시 이동해야 되는 부분과 화재가 났을 시에 고층에서 단층으로 이동해야 되는 부분이 1차 피해 발생, 2차 피해 발생 이런 부분이 일어날 수 있기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무슨 말씀이신지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A빌라 입주민 대표 (익명):

예. 수고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이어서 해당 빌라를 매입해서 장애인 입주 준비를 하고 있던 대구장애인인권연대 서준호 대표 연결해서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 서준호 대구장애인인권연대 대표:

예.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지금 쭉 입주자 대표께서 말씀하신 것을 들어보셨을 텐데. 이분 말씀은 그런 것이거든요. 장애인분들이 들어오는 것 자체의 문제는 아닌데. 예를 들어서 장애인분들이 거동이 불편한데 높은 층에 있게 된다면 이동도 불편할 것이고, 특히 화재라든지 문제가 생겼을 때 훨씬 더 힘든 상황이 될 텐데. 굳이 단독주택이 아니고 이 빌라 높은 층으로 오려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뜻인 것으로 보여지던데요.

▶ 서준호 대구장애인인권연대 대표:

예. 맞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다면 사실 또 고려할 부분이 있는 것 아닐까요?

▶ 서준호 대구장애인인권연대 대표:

예. 걱정해주시는 것은 감사한데요. 장애인 가족들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요즘은 아파트가 다 고층 아파트인데. 이십몇 층, 삼십몇 층 사시는 장애인분이 계신다면, 그분 집에 화재가 나거나 지진이 났을 때. 지진 났을 때 사실상 내진 설계가 얼마나 잘 돼 있느냐에 따라 안전이 확보되는 것이지. 지진은 이걸 어떻게 할 방법은 없고. 그리고 화재가 나면 바로 스프링클러나 소화기로 1차 진압을 하면서 탈출을 하든지 하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본질적으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고층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또는 이주를 하려는 분들이 나는 너무나 고층을 원한다는 게 아니라면. 이왕이면 안전이라든지 이동의 편의성을 위해서 한 층으로 돼 있는 단독주택을 마련하는 게 더 유리한 것 아니겠냐는 말씀이죠.

▶ 서준호 대구장애인인권연대 대표:

일단 단독주택을 하게 되면 개보수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듭니다. 대구시가 기자재 매입과 편의시설 설치 공사비로 2천만 원을 지원해 주는데요. 기자재 구입이라는 것은 TV, 냉장고, 세탁기 등 공동으로 사용하는 가전제품 등을 구비해야 하는데. 그러면 이것도 예산이 만만치 않습니다. 저희가 계산을 해보니까 그것도 1천만 원이 나오더라고요. 그러면 2천만 원에서 나머지 1천만 원으로 공사 비용이 들어가야 되는데. 주택 개보수는 적어도 몇천은 들어갈 상황입니다. 저희는 그런 것도 고려 안 할 수 없고.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혹시 그렇다면 지금 입주자 대표께서 말씀하신 장애인들의 이동과 위험 상황에서의 문제. 이런 것 외에 입주민분들이 반대하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 서준호 대구장애인인권연대 대표:

저희가 이 자립생활 가정 들어가서 확정되고 입주민들이 아시게 된 후에. 입주민들이 자립생활 가정이 무엇인지 설명을 해달라고 하셔서, 다 모일 수 있는 시간이 밤 9시 반이라고 해서 저희가 그때 찾아뵀습니다. 모든 입주민들이 다 오셔서 이 자립생활 가정의 취지와 운영 방향에 대해서 다 말씀을 드리는데. 입주민들 몇몇 분이 집값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말씀을 몇 번 하셨어요. 장애인이 같이 거주하면 위험하다, 자기 자녀들이 계시는데 위험하다.

▷ 김성준/진행자:

어떤 게 위험하다는 거죠?

▶ 서준호 대구장애인인권연대 대표:

가해를 한다, 이런 생각 아니겠습니까?

▷ 김성준/진행자:

왜 가해를 한다고 생각할까요?

▶ 서준호 대구장애인인권연대 대표:

장애인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요. 제가 봤을 때 더 위험한 것은 주변에도 분명히 성폭력 범죄자가 계실 것이고, 전자발찌 끼고 계신 분들이 분명히 계실 텐데. 그분들이 더 위험하겠습니까, 저희가 생활할 장애인분이 더 위험하겠습니까. 저는 이것을 한 번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지금 이렇게 서로 대립만 하고 있는 상황이 계속될 수는 없을 것이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실 계획이십니까?

▶ 서준호 대구장애인인권연대 대표: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설득해야 되는데. 지금 주민 전체가 완강하게 공사부터 거부하고 계시고 이주를 계속 요청하시니. 지금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어떻게든 지방자치단체가 개입을 하든 빨리 해결해야 장애인분들이 빨리 보금자리를 찾아야 하는데. 참 쉽지 않은 문제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서준호 대구장애인인권연대 대표: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서준호 대구장애인인권연대 대표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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