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블록딜'..주가 어디로?

입력 2018. 5. 3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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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이 31일 오전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됐다.

이번 블록딜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편 압박이 가져온 결과로, 앞으로 정부 요구 수준을 충족하기 위해 이어질 추가 지분 매각이 삼성전자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들의 관심에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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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꼬 트인 지배구조 개편
‘오버행’ 이슈 수면 위 부상

주가부진 금산법 이슈 해소
전문가는 “매수기회 활용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이 31일 오전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됐다. 이번 블록딜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편 압박이 가져온 결과로, 앞으로 정부 요구 수준을 충족하기 위해 이어질 추가 지분 매각이 삼성전자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들의 관심에 집중되고 있다.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처분해야 할 주식의 15분의 1 규모만으로도 주가가 출렁였기에, 기존 주주들의 우려는 커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지배구조 개선 자체는 예상된 일이었던 만큼, 오히려 주가 하락을 매수기회로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전날 이사회 의결을 거쳐 블록딜 방식으로 삼성전자 주식 2700만주(0.45%)를 처분했다. 전날 종가(4만9500원)에 약 1.5%의 할인율이 적용돼 주당 4만8750원에 매각이 완료됐으며, 이에 따른 매각 규모는 삼성생명이 1조1204억원(2298만3552주), 삼성화재가 1958억원(401만6448주) 수준이다.


이번 블록딜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방침에 따른 것이다. 현행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대한 법률’(금산법)에 따르면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들은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10% 넘게 보유할 수 없다. 삼성전자가 예고한 대로 올해 안에 자사주 소각이 마무리될 경우, 삼성생명ㆍ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블록딜 이전 기준으로 9.72%에서 10.45%로 높아진다. 이에 삼성 그룹이 이번 블록딜을 통해 향후 자사주 소각 이후에도 삼성생명ㆍ화재의 지분율이 10% 미만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다.

문제는 삼성전자 주가의 장중 급락을 가져온 이번 블록딜보다 15배 많은 주식이 추가로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여권은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을 보유자산의 3%(시장가치 기준)까지만 보유하게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삼성생명ㆍ화재는 이번 주식 매각 이후에도 삼성전자 지분을 각각 7.9%, 1.4% 보유하고 있다. 삼성 측이 정부 요구에 부응해 금융계열사 자산의 3% 금액을 초과하는 만큼의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한다고 가정한다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이번 블록딜을 제외하고라도 각각 16조6534억원, 2조702억원(30일 종가 기준)어치 주식을 추가로 매각해야 한다.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한 이들은 ‘오버행’(대량대기매물에 대한 부담)에 따른 주가 약세를 우려하고 있다. 블록딜 참여자들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물량을 받아간 만큼, 이들이 시장에 매물을 대규모로 내놓으면서 주가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반도체 산업을 담당하는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전날 매각된 삼성전자 주식은 보험업법 개정시 금융계열사들이 매각해야 할 주식의 15분의 1도 안되는데, 이 정도 매물로도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1% 이상 추가 하락했다”며 “필요시 삼성 측은 장내매각이 아닌 블록딜 방침을 택하겠지만, 오버행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히려 이번 블록딜로 수급부담이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산법과 보험업법 개정안은 최근 삼성전자 주가 부진에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해 왔다”며 “두 가지 이슈는 1~2달 전부터 이미 시장에서 대부분 알고 있었고, 이번 블록딜을 통해 그중 하나가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삼성생명의 블록딜, 미국 MSCI 지수 리밸런싱 등에 따른 수급부담이 일단락되면서 내달부터는 삼성전자의 저평가 요인이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준선 기자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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