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20대 국회..성적은 낙제점

CBS노컷뉴스 이준규 기자 입력 2018. 5. 31.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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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소추안 가결 등 성과 있지만 법안 처리는 부진
늑장대응·제식구 감싸기에 파행 이어지자 "세비 반납하라" 비난 여론
여야 대립으로 후반기 국회 시작부터 의장단 공백
(사진=자료사진)
20대 국회가 반환점을 돌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과 같은 역사적인 사건을 처리하기도 했지만 잦은 파행으로 인한 장기간의 공백과 낮은 의안 처리율, 체포동의안 부결로 인한 제 식구 감싸기 등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대 국회는 15대 국회 이후 20년 만에 단독으로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한 원내 3당(국민의당)이 탄생하는 동시에 단독과반 정당이 없어 협상을 통한 국회 운영에 대한 기대감을 모았다.

2016년 12월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얼룩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당시 새누리당 내에서도 상당수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234명의 찬성으로 가결시키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국민을 두렵게 보고 민생을 무엇보다 우선으로 의정활동을 잘 펼치겠다"던 의원 선서가 무색할 정도로 여야 간 반목과 대립이 반복됐고 마지막 두 달은 파행을 지속하다 몰아치기로 현안을 처리하는 졸속 운영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28일 열린 전반기 마지막 본회의에서는 무려 91건의 의안을 한꺼번에 처리했다. 4~5월 동안 개헌,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외유성 출장 논란, '드루킹' 특검 등 현안을 두고 여야가 강대강으로 대치하는 바람에 대부분의 시간 동안 국회 문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관리 일원화 관련 3법과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상여금과 복리후생비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의원들의 입법 동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떨어지는 형국이다. 2016년 7월과 633건이던 의원 발의 법안 수는 같은 해 11월 778건까지 늘어났지만 올해 들어서는 월 433~525건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늑장처리도 논란이 됐다. 국민 안전과 직결된 소방 안전 관련 법안은 453일이나 방치돼 있다가 제천과 밀양 화재참사가 일어나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자 그제야 부랴부랴 통과시켰다.

긴 계류기간과 달리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 통과 후 법제사법위원회 처리까지는 20일, 법사위에서 본회의 가결까지는 4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여기에 지난 21일 이뤄진 자유한국당 홍문종, 염동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모두 부결로 처리되면서 국회가 할 일은 열심히 하지 않으면서 제 식구는 철저히 감싼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전반기 국회의장이던 정세균 전 의장이 국회 파행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4월 세비를 반납하자 다른 의원들도 모두 세비를 반납하라는 여론도 거세게 일었다.

정 전 의장은 퇴임 전 기자간담회에서 20대 전반기 법안처리 실적을 19대 전반기 보다 13% 이상 높였다고 밝혔지만 이 또한 꼼꼼히 살펴야 할 대목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전반기 처리 건수는 폐기, 철회 등을 포함해 4075건으로 19대 전반기 3482건보다 593건 많다. 그러나 처리율을 따져보면 1만3900건의 29.3%인 반면 19대 전반기는 1만849건 중 3482건이 통과돼 32.1%로 더 높았다.

마무리도 깔끔하지 못했다.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결의안 채택, 한국당 권성동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 등을 처리하려면 의장단을 구성해야 하지만 여야의 입장 차로 국회법이 정한 차기 국회의장 선출일인 지난 24일 의장 선거를 치르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지방선거를 이유로 6월 국회를 열수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국당은 임시국회를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회를 열려면 의장단을 먼저 선출해 본회의를 열고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하자고 요구한 반면 한국당은 국회는 열돼 의장단 선출은 6·13지방선거 이후에 진행하자고 하고 있어 평행선을 긋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구성을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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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준규 기자] findlov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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