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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전장산업·AI·IoT…사업 경계 허무는 삼성전자

◆ 다시 뛰는 재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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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 하드록 호텔 내 하만 전시장에서 하만 직원이 신개념 자율주행 솔루션 '드라이브라인' 플랫폼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반도체 스마트폰에 이어 인공지능을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에서 또 다른 신화를 창조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주도권 확보는 부품과 세트 사업의 글로벌 시장 장악력을 높이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품사업은 새로운 응용처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세트 사업은 소프트웨어와 커넥티비티 중심으로 사업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AI·IoT 기반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는 전략을 통해 이러한 산업 트렌드 변화에 대응할 계획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반도체는 클라우드·서버용 고용량 메모리와 전장·AI용 칩셋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첨단 미세화 공정 기반 반도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OLED는 폴더블 출시 등 프리미엄 경쟁 우위를 강화하고, 정보기술(IT)·전장 등 신규 응용처 확대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 4차산업혁명 시대 미래 먹거리 떠오른 전장사업 삼성전자는 자동차 전장사업 진출을 위해 전사 조직에 2015년 12월 '전장사업팀'을 신설하며 전장 사업을 신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해왔다. 2016년 11월 삼성전자는 전장사업을 본격화하고 오디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전장 전문 기업 하만 인수에 전격 나서 2017년 3월 11일(미국 현지시간 10일) 인수를 완료했다. 2017년 5월 홍콩에서 열린 '삼성 인베스터즈 포럼'에서 하만은 삼성과 함께 2025년까지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 분야에서 업계 리더가 되겠다는 '커넥티트 카 2025 비전'을 발표했다.

삼성전자·하만 공동 개발 첫 결실, '디지털 콕핏' 공개 2018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삼성전자는 하만과 공동 개발한 차량용 '디지털 콕핏'을 공개했다. 이번에 선보인 '디지털 콕핏'은 삼성전자가 하만 인수 후 처음으로 공동 개발한 사례로, 삼성전자의 IT와 하만의 전장 기술이 접목된 첫 결실이다.

'디지털 콕핏'은 IoT로 연결되는 사물들을 집 안 기기들과 모바일뿐만 아니라 자동차까지 확장시켰고, 자동차의 핵심 가치인 안전성을 위해서는 운전 환경 정보를 보다 간결하게 제공할 수 있게 하는 등 차세대 모빌리티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했다. '디지털 콕핏'에 적용된 UX는 기존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의 UX를 활용해 사용자들이 익숙하게 조작할 수 있게 했다.

'디지털 콕핏'의 하드웨어 부분에서는 운전석과 조수석 디스플레이를 OLED 2개와 QLED 1개로 구성했고, 개인이 기능을 선택할 수 있는 다이얼은 스마트 워치의 경험을 반영해 노브(Knob) 3개로 구현했다. 또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차량용 '빅스비'를 통해 차량 내 에어컨·음량·조명 등을 조절할 수 있게 했으며, 삼성전자 통합 IoT 서비스인 '스마트싱스'를 통해 집 안의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자율주행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3억달러 규모로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를 조성했다.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는 스마트 센서, 머신 비전, 인공지능, 커넥티비티 솔루션, 보안 등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분야의 기술 확보를 위해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 펀드의 첫 번째 전략적 투자로 자율주행 플랫폼과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의 글로벌 리더인 TTTech에 7500만유로를 투자한다고 했다.

커넥티드카와 오디오 분야 전문기업인 하만은 커넥티드카 부문에 자율주행과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을 전담할 SBU(Strategic Business Unit) 조직을 신설했다. SBU는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와 협력해 보다 안전하고 스마트한 커넥티드카를 위한 핵심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에 한국, 8월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시험하기 위해 자율주행 면허를 확보한 바 있다.

2018년 1월에는 삼성전자가 신개념 자율주행 솔루션 '드라이브라인(DRVLINE)' 플랫폼을 공개했다. '드라이브라인' 플랫폼은 자동차 업체와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가 각자 니즈에 맞게 자율주행에 중요한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 등의 센서와 부품, 소프트웨어를 선택해 자동차와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방적이고 확장성을 지닌 모듈화된 자율주행 솔루션이다. 삼성전자는 또한 자율주행 부문에서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더 쉽고 간편하게…IoT로 모든 제품을 연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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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18가 개막한 지난 1월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의 삼성전자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AI 8K 고화질 변환기술이 적용된 QLED TV의 선명한 화질을 몰입해서 감상하고 있다.
올해 1월 삼성전자 CE부문장 김현석 사장은 "삼성전자는 더 많은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는 IoT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기 간 연결성을 넘어 지능화된 서비스를 구현하겠다(Intelligence of Things for Everyone)"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40여 개 파트너사, 370여 개 기기가 연결돼 있어 업계 최고 수준의 에코시스템을 확보하고 있는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중심으로 전사적인 IoT 플랫폼 연동 작업을 진행해왔다. 올해 삼성 커넥트(Samsungs Connect), 아틱(ARTIK)을 스마트싱스(SmartThings) 클라우드로 통합하고 하만의 전장용 플랫폼인 이그나이트(Ignite)까지 연동해 제3자 기기·서비스· 애플리케이션까지 연결해 좀 더 쉽고 일관된 소비자 경험을 전달할 예정이다.

또한 '앱 통합'으로 기기 간 연결성이 확보돼 있어도 연동 방법이 복잡하거나 서로 다른 인터페이스로 사용상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스마트싱스 앱' 하나로 삼성의 모든 IoT 기기들과 서비스를 제어할 수 있게 만들 계획이다.

더불어 모바일 기기뿐만 아니라 TV와 가전제품에도 기기별로 최적화된 녹스(Knox) 기술을 적용해 안전한 IoT 환경 구현에 나서면서, '스마트싱스' 파트너사들을 대상으로 녹스 수준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보안과 인증 정책 가이드라인을 올 상반기 내에 배포할 예정이다.

IoT 관련 협력 삼성전자는 IoT 시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주요 글로벌 기업과도 협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2014년 7월 사물인터넷 기기의 연결성 확보를 목표로 전 세계 주요 기업들과 협력하는 오픈 커넥티비티 파운데이션(Open Connectivity Foundation· OCF)을 구성했다.

OCF에는 현재 삼성전자, 아트멜, 브로드컴, 델, 인텔 윈드 리버 등 글로벌 주요 기업을 비롯해 약 390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제조사와 상관없이 스마트폰, PC, 웨어러블 기기 등 수십억 개의 IoT 기기 간 연결성 확보가 목적이다. 또한 칩셋 차원의 IoT 기술 확보를 위해서도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014년 7월 삼성전자는 구글 주도의 IoT 규약 컨소시엄인 '스레드그룹(Thread Group)'에 참여했다.

2016년 6월 삼성전자는 인텔과 공동으로 업계, 학계 등 관련 단체들이 참여해 IoT 정책을 논의하고 미국 정책 입안자들에게 조언하는 '국가 IoT 전략 협의체(National IoT Strategy Dialogue)'를 설립했다. 이번 협의체는 관련 업계가 함께 IoT 발전을 위해 논의하고 정책 입안자들이 IoT의 경제적·사회적 파급 효과를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미국 정보기술협회(Information Technology Industry Council·ITI)가 운영을 맡고 있으며 회원사를 확대하고 있다.

IoT 관련 인수 2014년 8월에는 미국 사물인터넷(IoT) 개방형 플랫폼 개발 회사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인수했다. '스마트싱스'는 커넥티드 디바이스와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개발자들에게 개방적 생태계를 지원하고 있으며, 더 많은 협력사와 기기에 플랫폼이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16년 6월에는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조이언트(Joyent)를 인수해 스마트폰 분야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늘어나는 클라우드 수요에 대응하는 자체 기술 역량을 확보하게 됐다.

"구글·애플 뛰어넘자" 인공지능 서비스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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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8가 개막한 지난 1월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의 삼성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AI와 IoT 기능이 접목된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살펴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디바이스가 제공하는 메뉴나 기능에 사람이 맞춰 써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여러 디바이스와 서비스를 접목해 좀 더 인간이 생각하고 인간이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인터페이스 등을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 디바이스를 오히려 사람들이 쉽고 자연스럽게 쓰는 방식대로 맞출 수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다면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스마트폰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이스, 대화 등을 활용할 수 있고, TV 냉장고 등 다양한 가전제품도 보다 인간에 가까운 인터페이스를 만들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오픈 이노베이션과 에코시스템, 즉 생태계를 이용하고 모든 서비스를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생태계가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전략을 구현하기 위해 내부 기술 개발과 동시에 차별화된 기술을 가지고 있는 다른 회사를 인수하거나 협력 파트너십을 맺음으로써 기술을 개발해왔다. 2016년 11월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 밸리 소재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 기업인 '비브 랩스'를 인수했다.

비브의 인공지능 플랫폼은 외부 서비스 제공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해 각자의 서비스를 자연어 기반의 인공지능 인터페이스에 연결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4년 동안 인공지능 기술에 상당히 많은 투자를 해 왔다. 특히 삼성전자가 심화한 기술은 음성 인식 분야인데,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는 음성 인식 분야와 비브 랩스가 가지고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기술이 잘 접목하게 되면 강력한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가 완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음성 비서 서비스는 삼성전자가 제공하고 있는 여러 제품들에 적용되고, 나아가 IoT 시대에 다양한 디바이스에 접목돼 하나의 큰 통합된 인공지능 시스템을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에게 가장 완성도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삼성전자의 목표다.

우선 'AI 기반 음성 인식 확대' 적용으로 '빅스비(Bixby)'가 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자사 전체 스마트기기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갤럭시 S8, 갤럭시 노트8에 지능형 인터페이스 '빅스비'를 탑재했고, TV 세탁기 에어컨 등 삼성전자 가전 제품에도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삼성 리서치를 출범시켰으며 산하에 AI센터를 신설해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인 인공지능 관련 선행 연구 기능을 강화했다. 또한 지난해 9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인공지능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들과 삼성전자 임원이 함께 인공지능 기술의 한계와 극복 방안을 모색하는 '삼성 글로벌 AI' 포럼도 개최했다. 삼성전자는 회사의 인공지능 미래 비전을 석학들에게 소개하고, 이들과 진행한 포럼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인공지능 발전 방향을 모색하며, 인공지능 분야 석학들과 협력 네트워크도 강화했다.

[기획취재팀 = 황형규 기자 / 김병호 기자 / 이한나 기자 / 강두순 기자 / 이재철 기자 / 이동인 기자 / 문지웅 기자 / 우제윤 기자 / 전경운 기자 / 황순민 기자 / 오찬종 기자 / 정주원 기자 /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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