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申)의 방패, '보스니아 폭격기' 제코 막아라
독일-이탈리아 리그 득점왕 제코 포함
자동문 오명 듣는 한국수비
11명 전원이 박지성처럼 뛰어야 산다
신태용(48)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6월 1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맞붙을 ‘스웨덴의 가상 상대’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벨기에, 그리스에 밀려 본선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국보다 20계단 높은 41위다. 월드클래스 공격수 에딘 제코(32·AS로마)이 이번 방한 멤버에 포함됐다.
제코는 2008-2009시즌 볼프스부르크 소속으로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이끌었다. 2009-2010시즌엔 22골을 터트려 분데스리가 득점왕에 올랐다.
A매치 92경기에 출전해 자국 역사상 가장 많은 52골을 몰아쳤다. 거의 2경기당 1골씩 때려 넣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제코는 독일(볼프스부르크), 잉글랜드(맨체스터 시티), 이탈리아(AS로마) 빅리그에서 각각 3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이과인, 디발라(이상 유벤투스)과 함께 3대 공격수로 손꼽힌다”며 “1m93cm 장신이지만 후방과 측면에서 넘어온 패스를 정확한 킥으로 연결해 골을 뽑아낸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제코는 스웨덴 투톱 공격수 올라 토이보넨(1m92cm)의 피지컬과 마커스 베리(알 아인)의 골 결정력을 겸비했고, 몸값도 둘을 합한 것보다 높다”고 덧붙였다.
한국수비는 축구팬들의 신뢰를 많이 잃어버린 상황이다. 지난해 8월 출범한 신태용호(號)는 총 15경기에서 19실점했다. 경기당 1.26실점. 특히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신(申)의 방패’는 잇따라 뚫렸다.
지난해 10월7일 러시아를 상대로 수비진이 와르르 무너지며 2-4로 패했다. 지난해 10월10일 모로코 1.5군를 맞아 수비진이 뻥뻥 뚫리며 1-3으로 졌다. 지난 3월 24일 북아일랜드를 맞아 1-2로 무너졌고, 3월27일 폴란드에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유럽 원정 평가전 4경기에서 도합 12실점을 내줬다.
일단 지난 28일 온두라스와 평가전에서는 중앙수비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정승현(사간 도스)이 무실점 승리를 이뤄냈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에는 윤영선(성남), 이용(제주), 권경원(톈진 취안젠) 등과 함께 스리백을 가동할 수도 있다.
안정환(42) MBC 해설위원은 “이제 와서 외국인 수비수를 귀화시킬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라면서 “2002년 월드컵 4강 때처럼 11명 모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함께 수비를 해야 한다. 최근 현대 축구의 추세는 손바닥 뒤집듯 공격수가 수비에 가담하고, 수비수가 공격을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강한 체력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박지성(37) SBS 해설위원은 “설령 먼저 골을 내주더라도 그대로 무너지지 않고 우리 흐름을 지켜내는 게 중요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팀이 정한 전략대로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2년 대표팀 감독을 지낸 최강희(59) 전북 감독은 “수비라인을 올릴지 내릴지, 시간별로 수비 밸런스를 어떻게 유지할지, 상대 에이스에 맨마킹을 붙일지 같은 상황별 대처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축구인은 “한국 수비 선수들이 인신공격성 비난에 심리적으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국민들도 이제는 비난보다는 격려를 보내줄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전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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