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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분리 규제 발목에 케이뱅크 '주주 교체' 추진

KT 산업자본 분류로 증자 한계

카뱅처럼 금융 대주주 영입 추진

손 드는 은행 없어 현실화 미지수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금지) 완화가 현 정부에서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와 같은 금융주력자 모델로 전환을 추진한다. 산업자본인 KT가 대주주 자리를 내놓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재 주주로 참여하는 우리은행뿐 아니라 지방금융사도 지분 취득을 주저하고 있어 성장에 있어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강하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인 KT는 이날 이사회에서 의결한 유상증자 외에 추가 자본 투입이 어렵다고 판단, 금융권에서 50% 이상의 지분을 차지할 금융주력자를 끌어들이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케이뱅크와 관련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KT도 증자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기존 주주들도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는 전제로 컨소시엄에 들어왔는데 지금 상태로는 추가 자본 투입은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1,5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의했다. ★본지 5월30일자 10면 참조. 일부 주주사가 불참할 경우 실권주를 주요 주주사가 인수하기 위해 신주 발행에는 전환주도 포함됐다. KT(10%), 우리은행(13.79%), NH투자증권(10%) 등 주요 주주들은 이번 증자에는 지분율만큼 참여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만약 실권주가 발생한다면 새로운 백기사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회에서 장기간 계류 중으로 사실상 물 건너간 은산분리 문제로 인해 KT가 추가 자본 투입에 한계가 있다 보니 자본력 동원을 위한 대안을 찾게 된 것”이라며 “구조적인 문제가 인터넷전문은행을 기형화시켰다”고 강조했다.

케이뱅크는 이번에 마련되는 실탄으로 기존 상품을 재정비하고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 같은 신규 상품도 출시할 방침이다. 다만 자본금 5,000억원으로는 공격적인 영업을 하기 힘들고 1조~2조원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주사들은 판단하고 있어 추가 증자가 불가피하다. 게다가 20여개에 달하는 주주 구성으로 인해 증자 때마다 번번이 삐걱대면서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8%의 지분으로 받쳐주는 카카오뱅크의 모델을 따르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출범한 케이뱅크는 지난달 기준 고객 수 73만명, 여신 1조700억원, 수신 1조4,400억원으로 지난해 7월 시작한 카카오뱅크(고객 585만명, 여신 6조1,800억원, 수신 7조6,000억원)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원활하게 마치면서 자본금을 1조3,000억원까지 확충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우리은행이 지분율을 늘려 한투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지만 우리은행은 당장 지주회사 전환 이슈에다가 국정감사에서의 특혜 논란에 대한 부담, 이광구 전 은행장이 추진했던 사안이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난감해하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주주로서 책임감 있게 지분율만큼만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BNK금융과 DGB금융 같은 지방 금융사들과도 접촉했지만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는 상태다. 지방은행들은 새 활로를 찾는 측면에서 관심을 가질 수는 있으나 영업 범주가 제한되고 규모가 작다는 점,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로서의 역할에 대한 다른 주주들의 의견뿐 아니라 금융당국과의 교감도 있어야 하는 점이 관건이다. 이와 관련, 김지완 BNK 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때여서 아무것도 검토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DGB금융 관계자도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채용비리와 비자금 논란으로 어수선한 DGB금융은 차기 회장과 대구은행장이 다음달 취임해 당분간은 내부 조직을 다지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케이뱅크 관계자는 “은산분리는 안 풀리고 자본은 있어야 하는 구조적 문제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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