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 들고 미국 가는 샘표..박진선 대표 "우리맛 연구로 한식의 진화 선도"

이선애 2018. 5. 3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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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오리과학 연구방법 도입…한식 연구·제품개발
AI 기술 응용 다양한 레시피 제공 방안 검토…'한식'의 혁신
연두, 글로벌 시장 진출…"기회 되면 北 관련 사업할 것"

박진선 샘표 대표이사 사장이 30일 열린 우리맛 연구 기자간담회에서 요리에센스 연두를 소개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1946년 창립 이래 지난 70여년간 우리 장(醬) 발효를 토대로 한국의 식문화 발전을 이끌어 온 샘표. '맑은 조선간장', '백일된장', '요리에센스 연두' 등 기존에 없던 제품을 선보이며 맛의 혁신을 이끌어온 샘표의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됐다. 바로 우리맛의 혁신. 소중한 우리 전통의 명맥을 잇고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우리맛을 보다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다. 프로젝트 명도 '우리맛 연구'다. 샘표는 '우리맛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곧 미국 시작에 진출하는 연두와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한국 식문화 발전을 선도하고, '푸드 솔루션'(food solution)을 제공하는 회사로 도약에 나설 방침이다.

박진선 샘표 대표이사 사장은 30일 서울 충무로에 위치한 '샘표 우리맛 공간'에서 '샘표 우리맛 연구 프로젝트'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6년 획일화돼 가는 현대의 식생활 속에서 우리맛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사람들에게 보다 쉽고 맛잇고 건강하게 우리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리기 위해 '우리맛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며 "이를 위해 커뮤니케이션하는 공간으로 '우리맛 공간'도 몇 달 전 열었다"고 설명했다. 간담회가 진행된 '샘표 우리맛 공간'은 우리맛 연구의 의미와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이 더욱 쉽고 맛잇고 건강하게 우리맛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는 오프라인 플랫폼이다.

그는 "과거를 돌아보면 사실 먹는 음식이 배를 채우고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로밖에 생각 못했었는데 맛을 즐기고 문화의 일부로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이 때문에 샘표가 해야 할 역할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로 발전하는 과정을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샘표 우리맛 연구 기자간담회 시식메뉴.

샘표는 이전까지 체계적으로 분석된 적 없었던 한식에 '요리과학 연구방법'이라는 프로세스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맛을 좌우하는 소스인 장과 다양한 식재료, 조리법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 연구하는 방법이다. 연구에 전문성을 더하기 위해 샘표는 작년 2월 연구소 산하에 '우리맛 연구팀'이라는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팀에서는 셰프, 식품공학자(과학자), 영양학자, 콘텐츠 디렉터 등 우리맛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식 기반 연구와 식생활 연구, 요리 개발 연구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채소 11종과 봄나물 20종, 버섯 8종에 대한 연구를 마쳤으며 현재 해조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샘표는 우리맛 연구를 반영한 메뉴를 선보이기도 했다. 기존에 복잡하고 어렵게 생각했던 요리를 좀 더 쉽게 즐길 수 있는 방법, 먹지 않고 버리는 부위로 여겨졌던 재료를 활용한 맛있는 요리, 같은 요리지만 더욱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조리법 등을 소개했다. 또한 우리맛 연구를 통해 개발한 새로운 시각의 요리도 제안했다.

앞으로도 많은 새로운 요리 레시피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샘표는 AI(인공지능)와 접목해 음식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박 대표는 "글로벌 식품 트렌드가 바로 AI를 활용한 요리인데 우리가 기술이 없기 때문에 기술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와 앞으로 협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예를 들어 냉장고 안에 들어있는 재료로 AI를 통해 '이런 종류의 음식을 먹고 싶은데 뭐가 가능하냐'고 하면 추천해주고 요리를 가르쳐주는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두 700g 대용량 제품

샘표는 앞으로 우리맛 연구를 통해 연두와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박 대표는 "스페인 알리시아 요리연구소에 가서 몇 년간 함께 연두에 대한 많은 연구를 했다"며 "스페인음식, 이태리음식, 프랑스음식에 적용해도 아주 잘 어울려 해외에서는 연두를 두고 '매직소스'(magic sauce)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두가 사실은 한식에만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조미료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연두는 아직 뉴욕 맨해튼 인근 프리미엄 식재료 매장을 중심으로 공급하고 있지만 가을부터 대형마트 등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시판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최근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샘표가 수혜기업으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현재 특별한 관련 사업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앞으로 기회가 되면 당연히 간장이나 관련 제품과 얽힌 사업을 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에 살고 계신 분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을 (샘표가) 많이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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