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구용'이라며 임신한 밍크고래 122마리 죽여

2018. 5. 3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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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최근 남극해에서 연구용으로 포획한 밍크고래 333두 가운데 태아가 있는 임신 중 암컷은 122마리였고 미성숙 개체는 114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이 국제포경위원회(IWC)에 낸 '2017∼2018 3차 생물학적 현장 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목시 관측선(맨눈으로 고래 확인), 샘플링 선박(포경선), 연구선(포획 고래 처리 및 연구) 등 3척으로 이뤄진 선단이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남극해 6구역(서경 170∼120도, 남위 60도 사이)에서 작살포로 밍크고래 333마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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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올 겨울 남극해서 333마리 포획, 114마리는 미성숙
호주서 거센 비판.."일본 잔인성 보여주는 고발장"

[한겨레]

일본의 고래연구선 닛신마루가 포획한 밍크고래를 옮겨싣고 있다. 2008년 촬영된 장면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세관 및 국경보호국/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일본이 최근 남극해에서 연구용으로 포획한 밍크고래 333두 가운데 태아가 있는 임신 중 암컷은 122마리였고 미성숙 개체는 114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이 국제포경위원회(IWC)에 낸 ‘2017∼2018 3차 생물학적 현장 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목시 관측선(맨눈으로 고래 확인), 샘플링 선박(포경선), 연구선(포획 고래 처리 및 연구) 등 3척으로 이뤄진 선단이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남극해 6구역(서경 170∼120도, 남위 60도 사이)에서 작살포로 밍크고래 333마리를 잡았다.

작살포에는 30g의 펜트라이트 수류탄이 장착돼 있어 고래 몸속에서 폭발해 즉사하도록 설계됐는데, 정확히 머리를 맞히기 힘들고 죽기까지 종종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관련기사 ‘소총 260발 발사도…고래사냥 잔혹사’). 보고서는 작살포를 맞고 죽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렸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단지 표적으로 삼은 고래는 344마리였으나 유빙으로 달아나 잡지 못한 고래가 11마리이고, “(작살포로) 맞히고 놓친 사례는 없다”라고 밝히고 있다.

3분의 2가 임신 중이었다

포획한 암컷 고래는 181마리였는데, 이들의 3분의 2인 122마리가 태아가 있는 임신 상태였지만 “수유 중인 개체는 없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새끼에게 젖을 빨리는 어미는 포획되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포획된 밍크고래 가운데 114마리는 성적으로 미성숙 상태였다. 포획 방식에 대해 보고서는 “발견한 고래 무리에서 한 두 마리를 무작위로 선택하는” 방법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다케하루 반도 일본 고래연구소 연구원 등은 “포획된 고래의 샘플이 밍크고래의 집단 구조를 해명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포획 결과에 대해 일본의 ‘과학 포경’을 중지해 달라고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기도 했던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비판 여론이들끓고 있다. 알렉시아 웰비러브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선임활동가는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임신한 고래 122마리를 죽인 것은) 충격적인 통계이고 일본의 고래사냥이 얼마나 잔인한지 보여주는 슬픈 고발장”이라고 주장했다. 토니 버크 오스트레일리아 노동당 환경대변인도 같은 신문에서 “임신한 고래를 죽여 해체한 뒤 식탁에 올리는 데 무슨 과학이 있느냐. 일본의 이 문제에 대한 어처구니없는 입장에 대해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잠자코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쿄 어시장의 고래고기 상점 모습. 스테판 파월/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작살포를 장착해 밍크고래를 포획하는 유신마루호. 오스트레일리아 세관 및 국경보호국/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국제포경위원회는 1986년 상업적 포경을 전면 금지했지만 일본은 ‘과학적 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남극해와 북태평양에서 주로 밍크고래를 포획해 왔다. 여기서 나온 고래고기는 시장과 슈퍼마켓에서 유통된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급기야 일본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했고, 재판소는 2014년 일본의 고래잡이는 과학적 조사 목적이 아니라며 포경허가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절차와 내용을 수정한 새로운 ‘과학 포경’ 사업을 내세워 고래잡이를 계속하고 있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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