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이탈리아·미중' 악재에 요동…채권·달러 강세

송고시간2018-05-30 07:40

뉴욕증권거래소
[AFP=연합뉴스] — **뉴욕증권거래소 [AFP=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미국 뉴욕증시가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정세불안과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부각되면서 출렁였다.

이에 비해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와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전날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휴장했던 뉴욕증시는 정치불안에 따른 이탈리아 금융시장의 패닉 여파로 하락 출발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1.64포인트(1.58%) 낮은 24,361.4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1.47포인트(1.16%) 하락한 2,689.86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7.26포인트(0.50%) 내린 7,396.59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505.25포인트(2.04%)까지 떨어지는 등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으나 장 후반 낙폭을 다소 줄였다.

이날 뉴욕증시는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게 부각됐다.

이탈리아는 반체제 정당인 '오성운동'과 극우정당 '동맹'의 연정 출범 직전에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이 반(反) 유럽연합(EU) 성향이 강한 파올로 사보나의 경제장관 지명을 전격 거부하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마타렐라 대통령이 사보나의 승인을 거부하자 포퓰리즘 연정의 총리 후보였던 주세페 콘테가 전격 사임했고, 마타렐라는 국제통화기금(IMF) 고위관료 출신인 카를로 코타렐리를 임시 총리로 지명해 정국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두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과 '동맹'의 반대로 코타렐리 지명자가 꾸릴 새 내각이 의회 신임투표를 통과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포퓰리즘 세력이 연정 구성에 결국 실패하면서 재총선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유로존 탈퇴를 추진할 가능성이 큰 포퓰리즘 세력의 기세가 점점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시장 불안이 이탈리아를 넘어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은 미중 무역갈등 악재까지 겹쳤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미·중 협상단이 최근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상호 관세부과 보류' 방침을 깨고, 중국산 첨단기술 품목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을 그대로 강행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고율의 관세 폭탄을 부과할 품목을 최종 선정해 다음 달 15일 발표하기로 했다.

유로존의 불안에 투자자들이 미 국채에 몰리면서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금리)은 2.77%로 가파르게 내렸다.

채권 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최근 미 경제성장에 대한 낙관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3%를 웃돌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로이터통신은 2년 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결정 이후 하루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라고 전했다.

달러화는 거의 1년 만에 유로화에 대해 최대 강세를 기록했다.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