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文의 '김정은 편들기'.. 바라보는 美의 불편한 시선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재추진 과정에서 미국의 일부 언론은 연일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중재자로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편들기’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위에 뜬 달’(Moon)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문 대통령이 대북 정책을 놓고 한·미 간 정책 목표가 불일치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전날 ‘문·김의 싹트는 우정은 트럼프의 압박을 훼손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공조를 바라보는 미국 일각의 불편한 시선을 전했다.
◆문 대통령의 중재 외교
WSJ는 한때 흔들렸던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정상궤도로 되돌아온 것은 대부분 문 대통령이 지속해서 노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를 했으나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긴급 회동을 통해 이를 되살려 놓았다고 이 신문이 지적했다.
그러나 WSJ은 “문 대통령이 이번에도 몇 달 전과 똑같이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전했다”면서 “북한은 그렇게 약속을 했다가 정상회담이 다가오자 다른 소리를 했었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미국 측 연락 전화를 받지도 않았고, 싱가포르에서 미국 정부의 정상회담 사전 준비팀과의 약속을 펑크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문 대통령이 지금 똑같은 상품 목록을 다시 팔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문 대통령은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에 동의했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그 문제는 북·미 협상에서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WSJ는 “문 대통령은 북한과 미국 사이의 중재자를 자임했으나 그가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문 대통령은 그 대신에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단계를 밟는 것만으로 북한에 보상을 해주라고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WSJ는 “문 대통령이 ‘단계적이고, 동시적 조치’의 비핵화를 주장하는 북한의 입장을 수용했고, 이는 북한이 사찰단의 핵 시설 방문 허용과 같은 단계적인 조치만으로도 북한에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함정에 빠지면 북한은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WSJ는 “그러한 협상은 불가피하게 북한이 약속하거나 미봉책을 취하기만 해도 대북 제재 완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제재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기도 전에 문 대통령에 끌려가 북·미 정상회담을 수용함으로써 스스로 대북 지렛대를 약화했다고 이 신문이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번 주 발표할 예정이었던 대북 추가 제재를 유보했다. 이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호적인 분위기 조성을 위한 것이다. WSJ는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북한 비위 맞추기 식 ‘유화정책’(appeasement policy)을 최선책으로 수용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전날 한국과 중국이 트럼프 정부의 대북 경제 제재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를 쥐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한이 손을 맞잡으면 김 위원장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낸 대북 제재와 압박 체제가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깜짝 회동을 통해 외교가 정상궤도에 머물러 있도록 하고, 북한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전쟁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뜻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문 대통령이 당분간은 반발심으로 오판의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에서 다리를 놓는 중립적인 중재자처럼 비치려고 한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문 대통령은 5년 임기 내에 북한과 평화 협상을 타결하기를 바라고 있고, 이렇게 되면 (북·미) 회담이 결렬됐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보다 강력한 ‘최대의 압박’ 캠페인을 전개하기가 더욱 어렵게 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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