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체포 직전까지 김경수 이야기 해"..경공모 회원의 증언

박태인 2018. 5.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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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드루킹과 김경수만이 알 것..텔레그램 단톡방 대화 모두 삭제"
"매크로 사용한 것은 아쉬워..우리도 순수했던 여당 지지자"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왼쪽)와 '드루킹' 김동원씨. [중앙포토]

"드루킹은 체포되기 전까지도 김경수 전 의원(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 이야기를 했어요. 오사카 총영사 관련 대답이 없다고 답답해했습니다"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 댓글조작 사건 특검의 의혹을 밝혀줄 키맨은 그가 이끌었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이다. 사건과 관련한 핵심 증거가 상당 부분 삭제된 상태에서 회원들의 진술이 특검 수사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27일 대선 전부터 경공모 회원으로 활동했던 이모씨의 집을 찾아가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그는 "드루킹이 체포 전까지도 텔레그램 단톡방에서 김 후보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며 "드루킹과 김 후보 두 사람만이 진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 말했다. 김 후보는 드루킹의 주장들에 "황당한 소설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이씨에게 단톡방 대화를 보여줄 수 있냐고 묻자 "모두 삭제한 상태다. 중요 내용은 언론에 나왔다"고 했다. 지난 3월 드루킹이 체포된 이후 단톡방엔 아무런 글도 올라오지 않는다고 한다. 경공모에선 어떤 정치인이 찾아왔냐고 묻자 "김경수, 안희정, 유시민 등이 왔고 지난해 말에 윤태영 전 참여정부 대변인도 강연을 했다"고 했다. 윤 전 대변인은 "김 후보의 소개를 받아 지난해 12월 한 차례 강연을 했다"고 말했다.

경공모 회원이 공개한 텔레그램 대화 내용. 드루킹의 댓글 조작 지시 내용이 나온다. [중앙포토]

이씨는 중산층이 거주하는 수도권 중형 평수 아파트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다. 경비원은 그를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주민"이라 했다. 이씨는 이날 오후 집 앞에 있던 중앙일보 기자에게 "얼마나 기다린 거냐, 안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좀 나누자"며 문을 열어줬다.

이후 대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경공모가 종교 집단으로 몰려 속이 상하다"며 "드루킹이 매크로를 쓴 사실은 뒤늦게 알았다. 우리는 평범한 지지자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씨는 경공모 내 7단계 회원 등급 중 3번째인 '열린지구'에 속했다. 스스로도 본인을 "핵심 회원은 아니다"고 했다. 드루킹이 김 후보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도모 변호사(닉네임 아보카)는 경공모 최고 등급인 '우주'에 속했다. 이씨는 "우주 등급은 드루킹과 아주 가까운 핵심 멤버로 간주 된다"고 했다. 이어 "경공모에서 자신보다 높은 등급의 회원은 약 500~600여명 정도가 될 것"이라 했다.

이씨는 "경공모에선 학력과 출신지 등을 공개하지 않고 오프라인 만남도 금지하고 있다"며 강연 후 뒤풀이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경공모 회원끼리 서로 이야기를 나누거나 접촉하지 않고 있다. 모두 특검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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