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취재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육안으로 봐 확신 못해"

김예진 2018. 5. 28.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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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취재한 남측 공동취재단은 28일 외교부 기자들과 만나 핵실험장 완전 폐기 여부와 관련해 "외부 전문가 없이 비전문가인 기자의 맨눈으로 본 것이어서 확신할 수는 없다"며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다시 뚫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동취재단은 북한 측이 핵실험장에서 아무런 제약 없이 마음껏 사진 촬영을 하고 현장을 누비도록 했지만, 추가정보를 물어보면 자세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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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공동취재단 간담회/사견 전제 "다시 뚫을 수 있을 것"/ 실험장 10km 이내 인적 못 찾아/ 개울물 먹어보라고 권한 北 인사/'먼저 마셔보라' 말하자 안 먹어/'미투' 거론 여기자와 악수도 사양
북한이 지난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핵무기연구소 관계자 등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남측 공동취재단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취재한 남측 공동취재단은 28일 외교부 기자들과 만나 핵실험장 완전 폐기 여부와 관련해 “외부 전문가 없이 비전문가인 기자의 맨눈으로 본 것이어서 확신할 수는 없다”며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다시 뚫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측이 여덟 군데를 터뜨렸다고, 갱도 안쪽 300, 200, 70, 50, 양쪽 입구에 다이너마이트를 심어 파괴했다고 얘기했다”며 “다시 물으니 말도 흐리고 확인을 안 해줘서 분명치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 폐기 의사를 밝혔다는 정도로 (이번 폐기 행사를)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작업을 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또 사견임을 전제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할 때는 공통적으로 갱도 문쪽에서 1차 폭발을 하고 2차 폭발이 이뤄졌는데, 갱도 문보다 조금 높은 곳에서 터진 게 아닌가(보인다), 그렇다면 (국제기자단이) 사진(을) 찍게 하기 위한 폭발이 아닐까 싶었다”고 느낌을 전했다. 공동취재단은 북한 측이 핵실험장에서 아무런 제약 없이 마음껏 사진 촬영을 하고 현장을 누비도록 했지만, 추가정보를 물어보면 자세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풍계리 생태계는 지극히 정상적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공동취재단은 “수량이 풍부한 하천이 흘렀고 숲이 울창하고 핵실험장 내에도 철쭉이 피었다”고 했다. 다만 실험장 갱도 구역부터 10㎞ 지점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핵실험장에서 재덕역까지) 1시간20분 정도 차를 타고 내려오는데, 핵실험장에서 7㎞ 정도 떨어진 지점부터 건물이 보였는데 사람 사는 흔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오염되지 않았다고 갱도 앞 개울물을 마셔보라고 권했던 북한 매체 기자가 정작 자신은 물을 마시지 않았다고도 전했다. 취재단은 “물을 마셔보라기에 권하는 사람이 먼저 마셔보라 했더니, 안 먹더라. 그래서 나도 마시지 않았다”고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간담회 후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폭파에서 방사능 유출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갱도 내 라돈가스 역시 농도가 낮고 일상에서 접하는 환경방사선이어서 국제기자단이 일시적으로 흡입했다 해도 피폭 우려는 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동취재단 방북 당시 북측 관계자들은 남쪽 소식을 상당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취재단은 “북측 관계자들이 우리 지방선거를 궁금해하거나 드루킹,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운동도 알고 있었다”며 여기자와의 악수도 사양한 일화를 소개했다.

북한이 지난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핵무기연구소 부소장이 핵시험장 2호, 3호, 4호 갱도 폐기 의식을 마친 뒤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측 관계자들은 특히 북·미 정상회담에 큰 관심을 보였다. 공동취재단은 “북·미 정상회담 취소 때 북측 관계자들이 우리와 같이 풍계리를 오가느라 정확한 뉴스를 모르니까 우리를 통해서 알고 싶어 했다”며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와 회담을 하고 싶어하고 한국의 중재 역할에 기대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신문, 네이버 등을 일일이 같이 보고 싶어했고 누가 취소시켰는지도 계속 물었다”고 전했다. 북측 관계자가 “트럼프의 변덕이 심하다”거나 “취소된 것이 존 볼턴(국가안보보좌관)이나 마이크 펜스(부통령) 등 강경파가 득세한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고 취재단은 전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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