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개울물 먹어보라던 北인사, '먼저 먹어보라'니 안먹어"

변지희 기자 2018. 5. 2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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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계리 핵실험장 10km지점까지 사람 흔적 찾을 수 없어”
“핵실험장 부근에 연대급 부대 주둔하는 것 같았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던 우리측 공동취재단이 북측 관계자들과 있었던 일화를 공개했다. 우리측 취재단을 수행한 북측 안내원들은 '미투 운동'과 '드루킹'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취재단은 28일 오전 외교부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취재 차 북한에 머무는 동안 북측 민화협, 외무성 관계자들이 안내를 도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안내원들은 남측에 대한 정보를 다루는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남측 상황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다”며 “(그들이) 제일 궁금해 하는 건 지방선거 결과였고 ‘드루킹’은 물론 '미투 운동'도 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한 안내원은 오해를 받을까봐 동행한 여기자에게 악수도 하지 않으려 했다”고 덧붙였다.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당일 조선중앙TV 기자가 3번 갱도 앞 개울에서 남측 취재진에 개울물을 마셔보라고 제안한 것이 일부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이와 관련, 공동취재단은 “(그에게)먼저 먹어보라고 권했지만 그렇게 먹어보라고 말한 사람이 안 먹더라”고 했다. 이어“외신 기자가 개울가로 가 길래 혹시 먹는 거 아닌가 했는데 수통 뚜껑을 흘린 것이었다”고 말했다.

공동취재단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의식을 마치고 원산으로 돌아오던 지난 24일 밤 미북 정상회담 취소 소식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공동취재단은 "미북 정상회담이 취소됐다는 소식이 나왔을 당시 (기자단과 있던 북측 관계자가) 정확한 뉴스를 몰라 우리를 통해 알고 싶어 하는 것도 있었고 남한에 중재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측 관계자들은 미북 정상회담이 취소되더라도 구체적 정보를 알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그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우리 측 포털사이트 등에 나온 신문 보도를 보고싶어한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공동취재단은 풍계리 이동을 위해 가장 많은 시간을 머물렀던 기차 탑승 소감에 대해서도 밝혔다. 공동취재단은 "기차가 상상 이상으로 많이 흔들렸다"며 "원산에서 풍계리까지, 다시 원산으로 돌아오는 일정이 빡빡했기 때문에 피곤한 상태라 잠은 잘 잤다"고 했다.

이번 방북 의미와 관련해선 “풍계리 핵실험장은 외부 전문가 참여 없이 기자의 육안으로 봤기에 완전 폐기인지 아닌지 확신할 수는 없다”며 “다만 북측이 한반도 비핵화 첫 단계로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의 의사를 밝혔고 기자단이 그걸 목격했다 정도면 될 거 같다”고 밝혔다.

한편 공동취재단은 “(핵실험장에서 재덕 역까지) 1시간 20분 정도 차를 타고 내려오는데, 핵실험장에서 7km 정도 떨어진 지점부터 건물이 보였는데 사람 사는 흔적은 없었다”며 “좀 더 내려와 시간상 10km에 지점에 도달했을 때 군부대로 추정되는 건물들이 있었다. 그때도 사람은 없었고 근처에 옥수수가 심겨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재덕 역에 가까워지니 민가가 보였는데 커튼이 쳐져 있거나 텃밭이 있는 등 사람이 사는 흔적이 있었다”며 “재덕 역부터 핵실험장 갱도 입구까지 21km를 이동하는 가운데 일곱 차례 검문소가 있었다. (핵실험장 인근에) 연대급 수준의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것 같았고 무기고 같은 것도 봤다”고 했다.

공동취재단은 또 만탑산은 해발 2205m 높이인데, 핵실험장 갱도는 해발 1300~1400m에 지점에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핵실험장 인근 생태계 모습에 대해 “숲이 울창하고 핵실험장 내 철쭉도 피어있고, 개미·제비집 등도 있었다”며 “생태계는 지극히 정상적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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