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남·북·미 협상 성공해도 韓보수세력 저항 직면"

박상주 2018. 5. 2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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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오피니언 면에 칼럼 기고
【서울=뉴시스】조선중앙TV는 26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정상회담 영상을 27일 공개했다.사진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악수하는 모습. 2018.05.27.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극비 제2차 남북정상회담 덕으로 북미정상회담의 불씨가 다시 활짝 지펴진 가운데 남한과 북한, 미국 간 협상에서 좋은 결과를 낳더라도 문 대통령은 한국 내 보수주의 세력들의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함께 남북한 접촉이 확대될수록 문 대통령은 반미 혹은 “빨갱이(red)”라는 보수세력들의 공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계 재미언론인 태미 김은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오피니언에 기고한 '한국,(북미)정상회담 구할 수 있을까'란 제목의 글에서, 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북미정상회담 취소로 “비극적인 중개인(a tragic middleman)” 입장에 처했던 문 대통령이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의 “담대한 회복(a bold recovery)”을 성사시켰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다음은 태미 김의 NYT 기고문 요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할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문 대통령은 “비극적인 중개인”이었다. 문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난 직후 불과 수 시간 만에 발표된 북미정상회담의 취소는 한국과 문 대통령 개인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여졌다.

언론인이자 경기대학 겸임교수인 김홍국씨는 북미정상회담의 취소를 “문 대통령의 힘을 약화시킬 수 있는 트럼프의 파워 플레이”로 표현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26일 극비리에 이뤄진 남북한 정상회담에 깜짝 놀라고 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을 마친 뒤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27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북한은 미국이 과연 북한의 체제를 보장해 줄 것인지를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 운동권 및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 대통령은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촛불 시위로 축출된 이후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 이래의 이데올로기적인 분열을 초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부분 한국의 진보진영 인사들과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은 한국의 재벌들에 대해 비판적이다. 문 대통령은 가난한 이들과 노동자들의 입장에 서고 있다. 그는 일본 식민통치 시절 및 군부독재 치하에서 희생당한 이들을 측은하게 여기고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버니 샌더스보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가깝다. 그는 반미 레토릭(수사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주한미군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때 일련의 작업들을 시작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한과 북미를 연결시켰다.

그렇다고 문 대통령의 정치적 자질과 우아한 몸가짐이 폭넓고 지속적인 지지를 담보하는 건 아니다. 김 교수는 “문 대통령의 리더십은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이다. 자신의 협상 파트너들에게 공을 돌린다. 그러나 설혹 문 대통령이 남한과 북한, 미국 간 협상에 성공을 하더라도 그의 정치적인 성공은 한국 내 보수주의 세력들의 저항에 의해 그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달리 표현하자면 비록 문 대통령이 모든 일을 올바르게 하더라도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나와 반대를 할 것이라는 분석인 것이다.

또한 문 대통령이 앞으로 북한과 보다 밀접하게 접촉을 할수록 그는 반미 혹은 “빨갱이(red)”로 비난을 받을 위험이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공약도 지켜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최근 시간당 7달러 정도로 최저임금을 올렸다. 그는 또한 부동산 투기와 세입자 권리 침해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다. 전직 대통령과 막강한 기업인들이 연루된 부패 관련 수사도 놀라운 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절차들을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어떠한 야심적인 사회개혁도 공산주의와 가까운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종북 성향의 정책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전쟁 당시 월남한 피난민의 아들이다. 문 대통령은 전쟁의 공포를 영원히 추방하려 하고 있다. 북한과의 평화는 한국 발전의 전제조건이다.

sangjo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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