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 포수 정상호가 바라본 ‘버전 업’ 소사

입력 2018-05-2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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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포수 정상호(왼쪽)가 외국인투수 헨리 소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상호는 올 시즌 소사의 등판 때마다 마스크를 쓰는 ‘소사 전담’ 포수로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좋은 동반자와 함께라면 먼 길도 가까운 법이다. 날로 진화하는 LG 에이스 헨리 소사(33)의 곁에도 베테랑 포수 정상호(36)가 있다.


2018시즌 소사는 무결점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27일 현재 평균자책점 1.59로 리그 1위를 굳건히 지키는 중인데다 선발로 나선 11경기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내)를 작성했을 정도로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흠 잡을데 없는 LG 마운드의 중심이다.


소사에게는 소중한 단짝이 있다. 올 시즌 가장 많이 배터리 호흡을 맞추고 있는 정상호다. 당초 전담포수로서 시즌을 준비한 것은 아니었다. 주전 포수 유강남의 체력안배를 위해 선발 5명중 소사의 등판 일에 맞춰 정상호가 나란히 선발 출장하는 날이 많았고, 어느덧 소사의 짝꿍이 됐다. 그라운드 위에선 소사가 유일하게 소통하고 의지할 수 있는 동반자다. 소사가 24일 NC를 상대로 시즌 첫 완봉승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둔 상황에서도 마운드에 올라 “힘든 것 안다. 조금 만 더 힘내자”고 독려한 것 역시 정상호였다.


소사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것 또한 정상호다. 마운드에서 일어나는 소사의 미묘한 변화들도 정상호는 금세 알아차린다. ‘소사 전문가’라 할 만한 정상호가 꼽는 올 시즌 소사의 가장 큰 차별점은 변화구다. 150㎞ 후반대의 직구를 지닌 소사에게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는 능력까지 더해졌다. 올 시즌 소사가 한 층 강해질 수 있었던 이유다.


정상호는 “전에는 변화구로 볼을 내주다가 직구로 안타를 맞곤 했는데, 올해는 변화구로 스트라이크가 많이 들어온다. 직구든 변화구든 스트라이크 확률이 높아 타자를 유리한 카운트로 잡아가니 좋은 투구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에 소사 역시 직구뿐만 아니라 포크볼로 삼진을 잡는 재미를 키워가는 중이다. 정상호도 “올해는 유독 포크볼이 잘 먹힌다. 포크볼로 결과가 좋다보니 재미를 많이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그라운드에 나서는 시간이 줄었지만, 정상호의 마음가짐은 그대로다. 그는 “항상 똑같다. 주어진 상황이 어떻든 열심히 하는 것이 프로다”라며 “어떻게 해서든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할 수 있는 것이 있을 때 하는 것이 맞다. (유)강남이와 함께 잘 이끌어서 팀이 포스트시즌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의지를 밝혔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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