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6 정상회담]'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한국' 부각..'중재외교' 의구심 없앴다

손제민 기자 2018. 5. 27.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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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문 대통령, 직접 브리핑…북·미 간 입장차 속 역할 강조
ㆍ남·북·미 일상적 소통 확인…한반도 평화 ‘중재자’ 주목

단상 위로 한 발 올라서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5·26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춘추관 브리핑룸 단상 위에 올라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 과정의 중재자로서 문재인 대통령 역할이 다시 주목받게 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상적 소통에 더해 남북 정상도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한국이 북한을 가장 잘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미국을 포함한 주변국들에 알린 것으로도 여겨진다.

문 대통령은 27일 기자회견에서 북·미 간 이견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면서 양측이 향후 좁혀가야 할 의제를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불분명한 것은 비핵화의 의지가 아니라 자신들이 비핵화를 할 경우 미국에서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체제안전을 보장하겠다고 하는 것에 대해 확실히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한 걱정이 있는 듯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속내를 접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밝힌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과 경제번영 지원 약속을 상세히 전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저는 양국 간에 각자 가지고 있는 이런 의지들을 서로 전달한다”며 북·미 간 메신저로서 역할을 언급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의 간극이 존재하는 만큼 한국의 역할이 긴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최근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은 회의론에 직면했다. 북측이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 문 대통령에게 알리지 않고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재차 확인하고, 북·미 정상회담의 불씨를 되살리면서 그런 의구심을 불식했다. 문 대통령 역할이 경시될 수 없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안보 불안과 공포가 경제와 외교에는 물론 국민의 일상적인 삶에까지 파고들었다. 우리의 정치를 낙후시켜온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며 “그러나 지금 우리는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고 있다. 평창 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들었고, 긴장과 대립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에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길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6·12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한 여정은 결코 중단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를 위해 긴밀히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면서 “이제 시작이지만, 그 시작은 과거에 있었던 또 하나의 시작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손제민 기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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