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천하'흔들기.. 반란 꿈꾸는 네트워크솔루션
경쟁기업들 협력생태계·가격경쟁력 등
시스코 위협할 무기 앞세워 공략 박차
기존 기업과 신흥 강자 할 것 없이 네트워크 솔루션 업계가 '시스코 천하' 흔들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시스코는 통신장비를 제외한 라우터, 스위치 시장에서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오랫동안 유지하며 절대 강자로 군림 중이다. 경쟁 기업들은 협력생태계, 오픈소스, 기술·가격 경쟁력 등 각각의 강점을 시스코를 위협할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돌체헤이즈맨션에서 개최된 '넷이벤츠 서밋'에서 제프 바허 델EMC 네트워킹서비스 프로바이더 솔루션 부문 시니어디렉터(사진)는 기자와 만나 "네트워크 솔루션 생태계에서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를 키워드로 하는 오픈소스 바람이 거세지며 고착화돼 있던 기존 시장이 변곡점을 맞고 있다"고 강조했다.
IDC와 시너지리서치그룹 등에 따르면 주니퍼·HPE·화웨이·노키아 등 시장 주요 업체의 네트워크 장비 시장 점유율은 4~10% 수준으로 시스코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특히 델EMC는 전통적으로 서버와 스토리지 시장에서는 강하지만 네트워크장비 영역에서는 약세를 보이며 존재감이 미미했다.
바허 디렉터는 "그동안 네트워크장비 시장을 시스코, 주니퍼 등이 주도해왔는데 페이스북이나 알리바바, 텐센트 등은 특정 기업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자체 데이터센터용으로 오픈소스를 적용한 독자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런 시대적 흐름에 따라 델EMC는 리눅스 기반 오픈소스 네트워크 OS 'OS 10'과 자회사·협력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델EMC는 버라이즌과 협력해 벤츠와 폭스바겐 '텔레메틱스' 플랫폼에 OS 10을 탑재했다. 바허 디렉터는 "SDN은 모든 기업이 내세우고 있지만 델EMC는 어떤 경쟁사보다 넓은 협력 생태계를 통해 세분화된 네트워크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델EMC와 함께 오픈소스 기반 솔루션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주니퍼는 시스코와 함께 전통 강자로 꼽힌다. 이 회사는 자사 솔루션을 채택하면 기술 종속성 없이 멀티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한 네트워크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특히 최근 오픈소스 SW기업 레드햇과 멀티 클라우드 사업 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 회사는 각각이 보유한 클라우드 플랫폼인 레드햇 오픈시프트 컨테이너 플랫폼, 레드햇 오픈스택 플랫폼과 주니퍼 콘트레일 엔터프라이즈 멀티클라우드를 보다 강하게 통합해 시너지를 키운다는 전략이다.
2014년 설립된 신생업체인 앱스트라는 '인텐트 기반 네트워크(IBN)' 시스템을 처음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IBN은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을 이용한 자동화 기술로, 사용자 의도를 사전 포착해 보안위협까지 스스로 방어하는 차세대 네트워크 환경이다.
이 회사는 구글 창업을 도운 억만장자이자 스탠퍼드대 교수인 데이비드 체리턴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다. 이날 만난 만수르 카람 앱스트라 최고경영자(CEO)는 국내 공룡 포털인 네이버에 관심을 보이면서 "앱스트라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시장에 본격 진출해 일본에서 야후재팬을 고객사로 확보했다"며 "한국 시장 진출도 타진하는 만큼 곧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글로벌에서도 급성장 중인 화웨이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저가 공세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데, 특히 중동, 아프리카 시장에서 강세다. 앞으로 R&D에 매년 100억달러를 투자해 품질과 성능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HPE는 지난 2015년 아루바네트웍스를 인수해 네트워크장비 영역에서 덩치를 키웠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네트워킹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16% 성장하며 스토리지 매출 증가율(11%)을 뛰어넘었다. 또 최근에는 SDN 전문기업 '플렉시' 인수를 결정하며 네트워크 솔루션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끌어올리기에 힘쓰고 있다.
새너제이(미국)=이경탁기자 kt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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