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역사상 4번째 '문 워커' 앨런 빈 별세
말년 독특한 우주를 그린 화가로 활동
총 69일간 우주에 머문 진정한 우주인
달 표면에 인류 역사상 4번째로 발을 디딘 우주비행사 앨런 빈이 26일(현지시간) 눈을 감았다. 향년 86세.
미 항공우주국(NASA)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주비행사 빈의 별세 소식을 듣고 깊은 슬픔에 빠졌다”고 밝혔다. 짐 브리든스틴 NASA 국장은 “우주를 품기 위해 멀리 나아간 위대한 개척자로 빈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빈은 2주 전 미 인디애나 주 포트웨인 여행 도중 쓰러져 텍사스주 휴스턴의 감리교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아폴로 11호를 타고 가장 먼저 달 표면에 내린 닐 암스트롱 등에 이어 아폴로 12호 탐사에 참여한 빈이 별세함으로써 달 표면을 걸어본 ‘문 워커’ 생존자로는 버즈 앨드린, 데이브 스콧, 찰리 듀크, 해리슨 슈미트 등 4명 만이 남았다.
NASA는 6차례의 아폴로 미션을 통해 12명의 ‘문 워커’를 배출했었다.
텍사스 출신의 빈은 해군 조종사 학교를 나와 5500시간의 비행경력을 쌓은 뒤 NASA 우주비행사로 활약했다.
빈은 암스트롱의 아폴로11호가 최초로 달탐사에 나선지 4개월뒤인 1969년 아폴로 12호에 피트 콘래드, 리처드 고든과 함께 탑승해 이들 가운데 두번째로 달을 밟았다. 콘래드는 1999년 오토바이 사고로 숨졌고, 고든은 지난해 별세했다.
빈은 달 표면을 두차례 걸으면서 7시간 45분 동안 머물며 각종 실험을 진행했다. 원자력 발전장치를 최초로 설치하기도 했다.
빈은 1973년 NASA의 스카이랩Ⅱ 사령관으로 다시 우주의 품에 안겼다. 스카이랩Ⅱ는 지금의 우주정거장에 해당하는 것으로, 그 당시 59일 동안 우주 탐사를 지휘해 우주에서 가장 오래 머문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빈은 우주 탐사에 총 69일간 참여했으며, 15시간 45분의 유영기록을 갖고있다.
1981년 NASA에서 은퇴한 그는 말년 화가로서 아폴로 탐사를 주제로 한 회화를 많이 남겼다. 흑백 위주로 묘사되던 달에 컬러를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워싱턴의 스미소니언 우주항공박물관에 전시되기도 했다.
그는 1994년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내 상상력 속의 지구와 달을 가졌다”면서 “나만의 시선으로 우주를 전달한 첫번째 화가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우주비행사 마이크 마시모노는 “빈은 우주비행사로서 기술적 성취와 함께 예술가이자 화가로서 예술적 성취도 이룬 특별한 인물이었다”고 기억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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