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 전종서, 꾸밈없는 날 것의 매력 [인터뷰]

장수정 기자 2018. 5. 2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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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

[티브이데일리 장수정 기자] 배우 전종서는 자신을 꾸밀 줄 모르는 날 것의 매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정리된 말은 아니지만, 자신이 느끼고 생각한 바를 거리낌 없이 털어놓은 전종서는 '버닝' 속 자유롭고,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해미와 꼭 닮아있었다.

'버닝'은 작가 지망생이자 유통 회사 아르바이트생 종수(유아인)가 우연히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에게서 미스터리한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이번 작품이 첫 데뷔작인 전종서는 이창동 감독의 8년만 신작이자 배우 유아인, 스티븐 연의 출연으로 이목을 끈 '버닝'에 당당히 주연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의 출연 소식이 알려진 후 모두가 그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를 표했고, 전종서는 개봉 전부터 꾸준한 화제를 모으며 화려한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그러나 정작 전종서는 '버닝' 오디션에 대해 "지금의 소속사와 계약한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아 본 거라 당시 오디션 역시 그저 수많은 오디션 중 하나일 줄 알았다"며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이창동 감독의 신작이라는 것과 어떤 배우들이 출연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영화에 자세한 내용까지는 모른 채 오디션에 임했기에 그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준 것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드라마 '케세라세라'에서 배우 정유미가 했던 연기를 선보인 전종서는 순수함이나 솔직함, 당돌함을 고스란히 보여준 것 같다며, 이를 합격 요인으로 추측했다.

출연 확정 이후 시나리오를 읽은 전종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막힘없이 읽히는 소설 같았다"며 만족을 표했지만, 연기를 위해 거듭 읽으면서는 수많은 궁금증이 생겨났다고 했다. '인물들이 왜 사라질까?' '제목은 왜 '버닝'일까?' 등 자연스러운 질문이 생기긴 했지만, 전종서는 "답을 정해 두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버닝'은 그냥 질문을 던지는 영화일 뿐. 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었던 것. 전종서는 물론, 현장에 있는 배우, 스태프들 모두 답에 대해 이야기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때문에 전종서는 인물의 행동 이유나 의미에 대해 구체적인 답을 생각하기보다 "그냥 캐릭터를 받아들였던 것 같다"고 했다. 인물이 처한 상황은 물론, 대사, 전체적인 흐름을 그냥 오롯이 받아들이며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 이창동 감독 역시 전종서에게 "어떤 배역이든 받아들이는 작업이 중요하다"는 말을 해줬고, 전종서는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이를 체감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렇듯 전종서는 이창동 감독과 배우 유아인 스티븐 연 등 베테랑들과 함께하며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는 "나는 처음이지만, 다들 촬영 경험이 많아 익숙했고, 그런 분들이 옆에 있어준다는 것 자체로 도움이 됐다"며 감독, 배우들에게 신뢰를 보여줬다. 특히 이창동 감독은 캐릭터를 받아들이는 방식 등 연기에 대한 원론적인 조언을 해주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요구를 하기보다는 환경을 조성해주며 자연스러운 연기를 끌어냈다고. 전종서는 이창동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감독님은 작품은 다 같이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분이라 모두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연출 방식 덕분에 전종서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해미 역할에도 더욱 빠져들 수 있었다. 이에 전종서는 극 중에서 노을 앞에서 새가 돼 날아가고 싶은 마음을 마임과 춤으로 표현하는 장면에서 현장 자체의 분위기를 마음껏 느끼며 완전히 몰입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전종서는 "해당 장면의 촬영 일정은 3~4일 정도가 잡혀있었지만 노을이 지는 시간이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전종서는 리허설을 반복하며 합을 익혔고, 본 촬영의 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이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전종서는 "상황들이 장면은 만든 것 같다. 나 혼자 만들었다기보다는 그 날의 날씨와 기운, 촬영 감독님과의 호흡, 감독님, 동료 배우들의 도움에 의해 만들어진 장면"이라며 만족을 표했다.

첫 작품에서 소중한 경험들을 할 수 있었던 전종서는 "나한테도 이제 '버닝'이 기준이 된 것 같다. 기준이라 하기에도 너무 과분한 것 같지만, 정말 일이라고 생각하고 임한 게 아니라 행복하고 즐거웠다"고 거듭 감사와 만족을 표했다. 특히 그는 연기는 물론, 사람에 대하는 방식에 대해 많은 걸 배웠다며 "나도 누굴 대하든지 사람을 사람으로 생각해야겠다. 소중하지 사람이 없고, 사연 없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며 성장한 부분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렇듯 전종서는 첫 데뷔작이란 부담을 가질 법도 했지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대해주는 주변인들의 도움 덕분에 오롯이 캐릭터와 연기에 집중하며 자유분방하고 꾸밈없는 매력을 발산할 수 있었다. 이에 '버닝' 이후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 역시 그만의 소신으로 이겨내고 있는 전종서였다. 그 역시 "주변에서 차기작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라며 이후 작품 선택이 중요하다는 무게감은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회사나 주변 분들이 많이 도와주겠지만, 나 혼자 마주해야 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라며 "대부분의 배우들도 차츰차츰 단계를 밟지 않나. 나에게도 검열의 시간이 분명 있을 것 같고, 그래서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보다는 자기 검열의 시간을 제대로 거치고 싶다"는 소신을 밝혔다.

데뷔작부터 주목받는 작품에 출연했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을 털어놓기보단 자신이 어떤 것을 느꼈는지를 더욱 솔직하게 털어놓은 전종서는 자신을 꾸밀 줄 모르는 날 것의 매력을 가진 배우였다. '버닝' 속 해미와 닮았기에 인상적인 장면과 연기를 보여준 전종서가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나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장수정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버닝|전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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