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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소수민족에 온기를' 구들장 프로젝트 시동건 한국엄마들

송고시간2018-05-2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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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베트남한국대사관 주최 '2018 베트남 동포 모두가 공공외교관' 공모전서 최우수상을 받은 정문희(가운데), 김남주(오른쪽)씨의 모습 [정문희씨 제공]

주베트남한국대사관 주최 '2018 베트남 동포 모두가 공공외교관' 공모전서 최우수상을 받은 정문희(가운데), 김남주(오른쪽)씨의 모습 [정문희씨 제공]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베트남 북부는 겨울에 영하 4도까지 내려갈 정도로 추워요. 추운 날씨에 바지도 없이 오돌오돌 떨면서 하루를 버티는 아이들, 바람이 곳곳에서 들어오는 집에 사는 어른들을 보았습니다"

하노이에서 남편과 두 아이를 키우며 한국어·베트남어 강사로 일하는 정문희(36) 씨에게 베트남은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대학생이던 2006년 하노이에서 봉사를 하며 1년을 보냈고 베트남 유학을 준비하던 중 결혼을 해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하노이에 사는 한국인들과 힘을 합쳐 매년 북부 소수 민족에게 옷과 의약품을 전달해 온 정 씨는 어느 날부터 그들의 열악한 주거 환경이 눈에 밟히기 시작했다.

매서운 추위 속에도 판잣집에 사는 사람들을 보며 언젠가 TV에서 본 한국의 온돌 명장 안진근씨가 떠올랐고 어렵게 용기를 내 안 명장에게 연락했다.

온돌 기술 전수를 흔쾌히 허락받은 정 씨는 함께 봉사 활동을 하던 김남주(35) 씨와 의기투합해 기획안(팀명 'G&P', 프로젝트명 '베트남 북쪽 소수민족 마을 구들장 기술 전수')을 만들었고 지난 4월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이 주최한 '2018 베트남 동포 모두가 공공외교관' 공모전에 이를 제출했다.

결과는 최우수 프로젝트 당선이었다. 소수 민족에게 한국의 따뜻한 온기를 전달해주고 싶었던 평범한 한국 엄마들의 마음이 당당하게 인정받은 것이다.

정 씨는 27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정기적인 지원을 해도 부족한 상황에서 어떤 도움이 그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추위를 피하게 해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안 명장님이 저희 손을 잡아주셔서 일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 넷을 키우고 있는 김 씨는 "소수민족의 아이들을 만났을 때 그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베트남 북부 지역은 겨울에도 습도가 높아 뼈가 시릴 정도로 춥다"며 "이런 곳에 온돌이 있으면 감기, 폐렴을 막을 수 있고 각종 피부병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두 사람은 기업과 공공기관의 후원을 받아 안 명장에게 받은 구들장 교육 자료를 베트남어로 번역한 뒤 9월부터 소수민족 거주지에 프로젝트를 안내할 예정이다.

구들장 설치 기술 교육은 11월 말부터 약 3주간 진행된다.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전 한 집이라도 더 온돌을 설치하기 위한 빠듯한 일정이다.

정 씨는 "이번 프로젝트는 오이지를 담글 때 맨 위에 올리는 누름돌처럼 한국과 베트남 외교에 작지만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많은 분의 적극적인 협조 후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저도 하노이에서 많은 베트남분의 도움을 받고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살고 있다'며 "아름다운 도움이 넘쳐나 소수 민족에 따뜻한 구들장이 설치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소망했다.

sujin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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