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운전대' 잡은 文대통령.. 백악관 실무진 곧 싱가포르로 출발

조민영 박민지 2018. 5. 27.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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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면서 힘을 잃은 듯 했던 ‘한반도 운전자론’에 다시 무게가 실린다.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빠르게 풀리는 듯 하던 한반도 정세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일방 통보로 경색되면서 문 대통령의 ‘운전자’ 역할에 대한 무용론이 제기됐다.

그러나 25일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을 언급한 때에 남북 정상이 직접 마주해 논의함으로써 문 대통령이 반전의 계기를 잡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이 27일 회담 결과를 직접 발표하기로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날 남북정상회담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4·27 정상회담이 열리고 한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사전 준비 없이 제안에서 회담 성사까지 이어졌다. 양측 모두 긴박한 정세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는 얘기다. 남북 정상회담을 비공개로 진행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던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다시 6·12 싱가폴 회담 성사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 남북 회동의 결정적 계기였을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도 이날 회담에서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번 2차 남북정상회담으로 문 대통령은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지난 22일 한미 정상회담을 거쳐 6월 북미정상회담으로 가는 길에 징검다리를 놓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북미정상회담이 재성사되면 문 대통령은 다시금 한반도 정세에서 ‘운전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미정상회담에 적극 나서주길 설득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6·12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하며 한반도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듯 했다. 그러나 북측이 다시 미국에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을 열면서 새로운 국면이 열렸다.

이 시점에서 최근 워싱턴에서 돌아온 문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확인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구상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회담은 비밀리에 진행됐지만, 미국과는 사전에 교감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불신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입장을 조율하는 중재자로서 역할에 적극 나선 셈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의 논의 내용과 배경은 27일 상세히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합의에 따라 직접 회담 결과를 발표하기로 한 만큼 실효성 있는 합의내용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깜짝 남북정상회담 열린 주말… 美 북미회담 실무진 싱가포르행

6‧12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될 가능성에 대비해 백악관 실무진이 이번 주말 싱가포르로 떠난다.

로이터 통신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 외신들은 세라 샌더슨 백악관 대변인이 현지시간으로 26일 기자들에게 “백악관의 싱가포르 사전준비팀이 정상회담이 열릴 때를 대비하기 위해 예정대로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30명 가량으로 구성된 백악관 사전 준비팀은 27일 출발한다. 선발팀에는 바비 피드 백악관 선발팀 국장을 비롯해 조 하긴 백악관 비서실 부실장과 패트릭 클립턴 백악관 운영담당 특별보좌관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일본을 거쳐 28일 싱가포르에 도착할 예정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도발적인 성명을 거론하며 다음 달 싱가포르에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다는 서한을 공개했다. 그러나 다음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그들은 그것을 무척 원하고 있다. 우리도 그것을 하고 싶다. 심지어 12일일 수도 있다”고 말해 예정대로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민영 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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