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레알마드리드의 ‘BBC’ 중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제외한 B와 B는 시즌 내내 비판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유럽 최강을 가리는 경기에서 두 선수는 스타가 왜 스타인지 증명해냈다.

27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의 키예프에 위치한 올림픽 경기장에서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서 레알이 리버풀을 3-1로 꺾고 우승을 달성했다. UCL 최다 우승팀인 레알은 자신들의 기록을 13회로 늘렸다. 21세기 첫 3연속 우승도 달성했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벤제마였다. 벤제마는 후반 6분 행운과 집중력이 결합된 골을 터뜨렸다. 리버풀의 골키퍼 로리스 카리우스가 안이하게 던진 공에 발만 툭 대서 가로채는 동시에 득점했다.

시즌 내내 부진으로 비판 받은 벤제마의 가장 중요한 득점이었다. 벤제마는 스페인라리가에서 주전으로 뛰면서 단 5득점에 그쳤고, UCL에서도 4득점으로 그리 많은 골을 넣진 못한 선수였다. 세계 최고 팀에서 주전 공격수로 뛰면서도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하지 못하는 벤제마에게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벤제마는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한 골을 보탰다.

벤제마는 자신의 전술적 가치도 보여줬다. 레알은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쓰는 ‘데스 라인업’인 4-3-1-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윙어가 없는 전술에서 호날두보다 더 적극적으로 측면 플레이를 한 선수는 벤제마였다. 벤제마는 좌우 측면을 분주히 오가며 레알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동료에게 내주는 결정적 패스, 강력한 슛 등으로 모처럼 능력을 발휘했다. 이날만큼은 주인공이었다.

더 놀라운 선수는 교체 투입된 베일이었다. 리버풀이 사디오 마네의 골로 동점을 만든 뒤, 레알이 다시 앞서가게 만들어준 건 예상 밖 인물 베일의 엄청난 묘기였다. 후반 19분 마르셀루가 올린 부정확한 크로스에 리버풀 수비수들이 방심한 순간, 베일이 받기 불편한 공을 한 번에 받아냈다. 골대를 완전히 등진 가운데 공중으로 뛰어오르며 시도한 오버헤드킥이 순식간에 골망 구석을 흔들었다. 베일이 늘 따라하는 동료 호날두의 명장면, 더 거슬러올라가면 현재 감독인 지네딘 지단이 2002년 결승전에서 보여준 발리슛까지 떠올리게 하는 놀라운 장면이었다.

베일은 후반 38분 쐐기골까지 만들어냈다. 베일이 멀리서 날린 무회전 슛이 리버풀 골대를 향해 날아갔다. 카리우스 골키퍼가 제대로 막지 못했고, 손을 스친 공이 골대 안에 떨어졌다. 이번엔 호날두를 따라한 두 번째 기술, 강력한 중거리 슛이었다.

베일은 라리가에서 시즌 막판 골을 몰아치며 16득점으로 시즌을 마치긴 했지만 UCL 득점은 벤제마보다도 적은 2골에 불과한 선수였다. 특히 UCL에서 주전 라인업에 들지 못하고 완전히 후보로 밀려 있었다. 지단 감독은 그동안 애용했던 루카스 바스케스, 마르코 아센시오 등 젊은 선수들이 아니라 슈퍼스타 베일의 교체 투입을 택했다. 베일의 스피드, 킥, 무엇보다 네 번째 결승전을 뛰는 경험이 레알을 살렸다.

스타는 스타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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