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현 성폭력 사태로 DMZ영화제 위기, 영화인들 나서다

권진경 입력 2018. 5. 26. 16:42 수정 2018. 5. 2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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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집행위-영화인모임, DMZ국제다큐영화제 차기 집행위원장 선출 및 조직정비 논의

[오마이뉴스 권진경 기자]

지난 25일 DMZ국제다큐영화제 차기 집행위원장 선출과 조직정비와 관련하여, 집행위원회와 DMZ국제다큐영화제 정상화를 촉구하는 영화인 모임 간 논의가 열린 DMZ국제다큐영화제 사무국 ⓒ권진경
조재현 전 집행위원장의 성폭행 가해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난 이후, 한동안 공석이었던 DMZ국제다큐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지난 3일 영화제 조직위원 중 한명인 배우 이광기 임시 직무대행체제로 돌입했다. 하지만 이광기 직무대행의 임기는 차기 집행위원장 선출 이전까지다. 오는 9월 13일 열리는 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의 원활한 개최를 위해 다큐멘터리 영화제 운영에 대한 전문성과 개혁의지를 갖춘 차기 집행위원장 선출이 영화제 전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영화계의 주된 의견이다. 

지난 25일 영화제 집행위원들과 DMZ국제다큐영화제 정상화 촉구를 위한 영화인 모임, 영화제 주무 부서인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 관계자 등 영화제 및 다큐멘터리와 관련된 각계의 인사들이 DMZ국제다큐영화제 사무국에 모여 차기 집행위원장 선출 및 조직정비에 관해 논의했다. 

조재현 불명예 사퇴 이후, 올해 10회를 맞은 DMZ국제다큐영화제가 직면한 전반적인 상황에 위기의식을 느낀 영화인들은 자체적으로 DMZ국제다큐영화제 정상화 촉구를 위한 영화인 모임(이하 영화인 모임)을 조직, 지난 3월 28일부터 4월 1일까지 DMZ국제다큐영화제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160명 영화인들의 연명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영화인 모임은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 관계자와 면담을 통해 집행위원장 후보자 추천 및 관련 제도 개선, 영화제 인적 쇄신 및 개혁안에 대한 몇 차례의 논의를 이어간 바 있다. 

이날 논의에는 <경계도시> <경계도시2>를 연출하고 <춤추는 숲> <소년,달리다> 프로듀서를 맡은 홍형숙 감독, DMZ국제다큐영화제 상영 프로그램 예심을 몇 차례 맡은 바 있는 변성찬 영화평론가, <공동정범> 김일란, 이혁상 감독, <미국의 바람과 불> <지나가는 사람들> 김경만 감독, <땅의 여자> 이후 9년 만에 올해 DMZ국제다큐영화제 프리미어 상영을 앞둔 권우정 감독 등 다큐멘터리 감독, 프로듀서, 평론 등 각계 분야에서 활동하는 10여명의 영화인들이 영화인 모임의 대표로 참석했다. 영화인 모임의 대표로 참석한 영화인들은 조속한 차기 집행위원장 선출 요구와 더불어 선출 과정의 투명성과 조직체계 정비 등을 제안했다.

집행위원장 선출 제안 내용 발표를 맡은 김일란 감독은 DMZ국제다큐영화제 차기 집행위원장과 관련하여 "다큐멘터리에 대한 깊은 이해와 영화제 조직 체계와 행정에 대한 뚜렷한 비전과 구상을 가지고, 영화제를 개혁하고 정비할 의지가 있는 인물"이어야한다고 강조하며, 범 다큐멘터리계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폭넓은 네트워크와 아시아를 대표하는 다큐영화제로 성장지킬 수 있는 비전 또한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기 집행위원장 선출 과정의 투명성을 위해 공신력 있는 다큐멘터리 유관기관과 영화인 모임 측의 후보 1~2인 추천, 최종 후보에 대한 공개 토론회 개최 등을 제시하였다. 

전문성과 공신력을 갖춘 차기 집행위원장의 조속한 선출도 중요하지만, 영화제 조직체계 정비 또한 10회를 맞은 DMZ국제다큐영화제가 직면한 중요 과제다. 영화제의 프로그램을 기획, 총괄하는 전문위원회(프로그램 선정위원회)가 사무국과 독립적인 단위로 운영하는 타 영화제와 달리, 사무국장이 전문위원회를 관장하는 DMZ국제다큐영화제 조직 구성에 대한 영화인들의 의아심이 큰 상황. 이와 관련하여 서용우 DMZ국제다큐영화제 사무국장은 DMZ국제다큐영화제 또한 사무국과 전문위원회는 별개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전문위원회와 사무국의 엄격한 업무 구분과 협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문위원회 독립뿐만 아니라 프로그래머 충원 등 전문위원회 협력 구조를 강화하는 것 또한 DMZ국제다큐영화제가 해결해야할 과제 중 하나다.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로 외연을 넓혀가는 만큼, 출품작 수는 매년 증가하지만 이를 소화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는 단 한 명이라 타 영화제보다 더 심각한 업무 과부하에 시달린다는 것이 오래전부터 영화계에서 지적된 DMZ국제다큐영화제의 고질적 문제다. 

특히 이번 10회 영화제에서는 프로그래머 공석으로 실질적으로 프로그래머 역할을 수행했던 프로그램 어드바이저가 아직 프로그래머로 정식 임명조차 받지 못한 상황. 이제 3개월 남짓 남은 영화제 프로그램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프로그래머 조속한 임명과 프로그래머가 상영작을 선정하고 영화 프로그램을 기획, 총괄하는 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인력 충원과 프로그래밍 독립성 보장 등이 필요하다. 그간 영화제에서 빈번하게 있었던 상영사고 방지 대책 마련, 영화제의 쇄신과 발전을 위해 영화인들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과 논의가 가능한 공개적인 포럼 개최 또한 이날 등장한 주요 안건으로 언급되었다. 

한편, 지난 25일 열린 DMZ국제다큐영화제 집행위원회 회의에서는 앞서 열린 영화인 모임의 의견을 원칙적으로 수용하여, 차기 집행위원장 선출 방식에 관련, 빠른 시일 내에 입장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DMZ국제다큐영화제가 국내외 영화인들의 바람대로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위상에 걸맞은 집행위원장과 체계를 갖춘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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