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은행인데요"..능숙한 대출상담에 '현혹'

조은지 2018. 5. 2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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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출을 미끼로 서민 주머니를 노리는 전화 금융사기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실제 금융기관 직원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능숙한 연기를 펼치면서 전문가들조차 깜빡 속기가 쉽습니다.

조은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전화금융 사기범·일명 '오명균 수사관' : 서울중앙지검의 오명균 수사관이라고 합니다. (네.) 왜 웃으세요. (왜 또 어떤 잘못 저질렀나요? 하하하) 아 겁나 웃겨, 하하하.]

과거 전화금융 사기는 이처럼 어설픈 연기로 비웃음을 샀지만, 요즘 추세는 다릅니다.

전문가 뺨치는 금융 지식을 속사포처럼 쏟아내며, 돈이 필요한 서민을 무장해제 시킵니다.

[전화금융 사기단 : '예외 심사권'으로, 편법이지만 상환능력 평가만 따로 볼 수 있게끔 재접수를 한번 해드리고 싶은데요. 고객님이 혹시 마이너스 통장이 많이 필요하신지 해서요. 전산하고 서류를 남겨놔야 마이너스 통장 승인 처리를 내어드릴 수 있으니까…. (카드론 같은 걸 받으라는 말씀이신가요? 카드사에서 돈을 받아서 다음 날 갚으라는 거죠?) 그렇죠, 제가 전산하고 서류를 남겨놓기 위해서 그런 거고요.]

그럴싸한 말로 현혹하지만, 결국, 어딘가로 돈을 입금하게 만든 뒤 돈을 가로채는 대표적인 사기 유형입니다.

기존 대출 금리보다 더 저렴한 금리로 바꾸라는 것도, 단골 메뉴입니다.

[전화금융 사기단 : 고객님, ○○캐피탈인데요. 저희 대출 조건이 완화돼서 연락드렸는데 혹시 금리 맞으면 대환하거나 필요한 자금 좀 있으세요?]

당장 신용등급을 높여 대출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며 통장 개설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전화금융 사기단 : 저희가 금액 자체를 고객님 두 벌의 통장에 만들어드린다는 거에요. (입출금) 기록 자체를. 고객님이 부담하셔야 할 건 없고요. (그래요?)]

이렇게 만들어진 계좌는 대부분 이른바 '대포 통장'으로 활용됩니다.

이런 대출빙자형 수법에 지난해에만 4만2천여 명이 천8백억 원 넘게 사기 피해를 당했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해 피해액이 34%나 늘었습니다.

[박찬우 / 경찰청 경제범죄수사계장 : 정교한 시나리오를 만들어두고 전문 금융 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대출 수요자 입장에서는 사기라는 사실을 구분해 내기는 어렵습니다. 담보비, 채권비, 신용등급 조정 등을 언급한다면 100% 사기 전화입니다.]

관계 당국은 대출 권유 전화를 받았다면, 일단 의심하고 끊은 뒤 금융기관의 대표 번호로 전화해 확인하라고 조언했습니다.

YTN 조은지[zone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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