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안준철 기자] “좋은 사람이 되자, 좋은 인성을 갖추자 마음 먹었습니다.”

취재진 앞에 선 넥센 히어로즈 신인 우완 투수 안우진(19)의 표정은 긴장감이 역력했다. 190cm가 훌쩍 넘는 큰 키였지만, 어깨는 잔뜩 움츠려있었다.

넥센은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신인 투수 안우진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안우진은 휘문고 시절부터 초고교급 투수로 각광을 받았던 투수다.

넥센은 2018 신인 1차지명에서 그를 선택했지만, 지명 이후 고교 후배의 폭행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 3년간 국가대표 자격 정지와 더불어 50경기 출전 금지라는 구단 자체 징계를 받았다.

당연히 스프링캠프 참가가 불발됐고, 퓨처스리그(2군)에서도 경기를 소화하지 않은 안우진은 구단 자체 징계가 해제된 시점인 25일 곧바로 1군에 올라왔다. 안 그래도 최근 박동원과 조상우가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팀 분위기가 말이 아닌 넥센이기에 안우진의 콜업도 조심스러웠다. 장정석 감독도 “오늘 연습하기 전에 많은 얘기를 나눴다. 화성 숙소에서 지내며 야구를 처음 시작한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돌아봤다고 한다. 잘하건 못하건 실력보다, 야구선수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말을 많이 했다”며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지에 대한 얘기도 나눴다. 징계가 풀렸고, 1군에 올렸으니 기자분들이나 언론께도 이런 부분을 부탁드리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물론 안우진도 조심스러웠다. 당연히 학교 폭력만 없더라면 시즌 개막부터 1군에서 활약할 재원이다. 장 감독도 “선발로 쓰려던 선수다”라고 말했다.

안우진은 “5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는 동안 어떤 선수가 좋은 선수인지 고민했다. 좋은 사람이 되고, 좋은 인성을 갖추기로 마음먹었다”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화성 2군 숙소에서 지낸 안우진은 송신영 코치가 전담했다. 안우진은 “송 코치님이 짜주신 스케줄대로 운동했고, 코치님과 얘기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1군 콜업은 오늘 아침에 얘기 들었다”고 덧붙였다.

안우진은 퓨처스리그를 거치지 않고 바로 1군에 올라왔다. 넥센 구단에서는 그만큼 안우진의 실력을 믿는다는 얘기다. 장정석 감독도 “3군 연습경기에서 실점을 했지만, 직구 구속도 150km 초반대가 나왔고, 임팩트가 있었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안우진은 “타자랑 많이 상대해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자신있게 하려 한다”고 덤덤히 말했다.

마지막으로 안우진은 “피해 학생들(4명)과는 한 명을 제외하고 연락을 했다. (연락이 되지 않는 친구에게 하고싶은 말을 해보라고 하자) 항상 시간 지나도 미안함을 느끼고, 그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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