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회담 취소" 발표 이후>돌아서는 美, 다시 부른 北.. 아직 닫히지 않은 '만남의 문'

정철순 기자 2018. 5. 2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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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6·12 미·북 정상회담' 취소를 전격 선언하면서 2008년 북핵 6자회담 결렬 이후 근 10년 만에 재개됐던 북핵 협상 프로세스가 최대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회담 취소를 2차례나 위협했던 북한이 이날 곧바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며 다소 물러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회담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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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로에 선 美北정상회담

北 ‘트럼프 강수’ 8시간만에

원색적 비난없이 “대화하자”

美도 “연락달라” 여지는 남겨

향후 협상주도권 다시 가져와

조만간 물밑대화 재개될수도

일괄 vs 단계 비핵화 이견 여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6·12 미·북 정상회담’ 취소를 전격 선언하면서 2008년 북핵 6자회담 결렬 이후 근 10년 만에 재개됐던 북핵 협상 프로세스가 최대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회담 취소를 2차례나 위협했던 북한이 이날 곧바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며 다소 물러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회담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회담 재개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내주 초 싱가포르에서 미·북 간 물밑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남아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발표를 통해 오히려 북한식 ‘벼랑 끝 전술’을 활용, 북한을 압박하면서 향후 협상의 주도권을 되찾아온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기대를 이용해 협상력을 높이려고 했던 시도가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으로 실패한 모양새가 된 것. 지난 16일과 24일 2차례 회담 취소 위협을 했던 북한이 25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표명은 인류 염원에 부합되지 않는 결정으로,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취소 8시간 만에 태도를 바꿨다. 화법 역시 전날 담화에서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겠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던 데서 한결 부드러워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공개서한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존칭을 사용하고 “마음을 바꾸게 된다면 내게 전화하거나 편지해달라”면서 협상 재개 여지를 많이 남겨둔 상태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도 “북한이 기꺼이 통과하고자 한다면 여전히 열려 있는 뒷문이 있다”고 말했다. 개최 일정이 다소 미뤄질 가능성은 농후하지만 미·북 간에 이르면 주말로 예상되는 싱가포르 실무 회동 재개를 통해 극적 타결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파괴무기 조정관도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서한에서 회담을 하고 싶다는 점을 명확히 한 만큼 많은 일이 지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벌어지고 있을 것”이라면서 미·북 간 물밑 접촉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하지만 미·북이 다시 접촉에 나서더라도 비핵화 범위·방식을 둘러싼 간극은 여전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 발표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목표는 물러날 수 없는 선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고 ‘일괄 타결 뒤 물리적인 조건에 따른 단계적인 단기 비핵화’ 정도를 타협안으로 내세운 상태다.

반면 김 제1부상은 이날 담화에서 “만나서 첫술에 배가 부를 리는 없겠지만 한 가지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나간다면 지금보다 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졌지 더 나빠지기야 하겠는가”라면서 여전히 ‘단계적’ 접근에 방점을 두고 있다. 협상이 재개돼도 양측이 이 문제에서 견해차를 줄이지 못하면 회담 결정과 결렬을 반복하거나 이 과정에서 북한이 미국에 군사적 행동의 명분을 제공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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