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안철수, 단일화 물꼬 트나..내부선 '방식'도 거론

CBS노컷뉴스 이정주 기자 입력 2018. 5. 25.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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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측 "적절한 시점 여론조사 비롯한 단일화 방식 제의 생각"

자유한국당 김문수,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간 단일화 기류가 가시화 되고 있다. 아직 논의가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물밑에서는 단일화 방식까지 언급된다.

두 후보 모두 자신이 여론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보고 있어 힘 겨루기에 따른 난항도 예상되지만,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 연대 기류가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김문수·안철수, 후보등록 첫 날부터 '단일화론' 띄우기…샅바싸움 치열

(사진=자료사진)
두 사람은 후보 등록 첫 날인 24일부터 일제히 단일화론을 띄웠다.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의 당선을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를 부각하면서도, 서로 박 후보의 대항마임을 자처하며 단일화 주도권 경쟁에 돌입한 모양새다.

김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시장이 안 된다는 점에 대한 생각은 (안 후보와) 같다"면서 "큰 틀에서 같다면 단일화를 못할 게 없다. 확신이 들면 함께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안 후보의 정체성과 관련해선 "정치외교적으로는 한·미동맹이나 사드 배치에 대한 관점, 경제적으로는 재벌에 대한 관점이 다르다"면서 "지금 당장 단일화를 해야 될 만큼 어떤 유사점이나 공통점 등이 별로 많진 않은 것 같다"고 견제구를 던졌다. 자신의 보수 정체성이 보다 선명함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도 공약발표 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절반이 넘는 야권 성향의 유권자들이 (단일화를) 바라시는 점들을 저는 이해한다"고 했다. 인위적인 단일화도 가능한 것이냐는 질문엔 "단일화는 후보자가 하는 게 아니다. 유권자가 가능성이 높은 쪽에 지지를 모아주셔야만 이뤄질 수 있다. 이미 추세가 만들어졌다고 본다"고 했다. 자신에게 야권 성향 표심이 쏠리면 단일화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한 셈이다.

안 후보는 "박원순 대 김문수가 되면 과거 서울시장 대 과거 경기지사의 구도가 되는 것 아니냐"며 "과거 대 미래의 구도를 만들 수 있는 유일 후보는 저 안철수"라고 말했다. 서울시장 후보 정강·정책 방송연설 원고에 "야권 대표선수 안철수"라는 표현을 6차례나 썼다.

◇ 물밑논의 활발…양측 모두 '여론조사 단일화' 언급

두 후보들의 공개 발언은 아직 단일화 의지를 표명하는 수준이지만, 물밑 기류는 보다 활발해 보인다. 실무진 간의 교섭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한국당 지도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가 된 건 없는 걸로 아는데, 시간상 국민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두 당의 당원 숫자가 다르기 때문에 방법이 많진 않다"고 밝혔다.

안 후보 캠프의 핵심 관계자도 "역선택 가능성만 배제한다면 우리는 여론조사를 비롯한 단일화 방식을 적절한 시점에 제의할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런 것에 대해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일화 전략은 잘 진행되고 있고 양측 간 교류가 많다"며 "지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간 핫라인을 설치해놓고 전화통화를 써본 적도 없지만, 여기는 핫라인이 없이도 수시로 통화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후보 캠프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김용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집권 세력에 대한 견제가 야당의 존재 이유라는 차원에서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과 단일화를 포함한 선거전략 등을 논의했다"면서도 "선대위원장 자격으로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고 서울시 국회의원으로서 논의한 것"이라고 다소 신중한 자세도 보였다. 그는 "단일화는 결국 두 후보의 결단에 달린 것 아니겠냐"고 말을 아꼈다.

단일화 방식으로 여론조사가 거론되는 이유는 각자가 상대방에 대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보다 앞서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심 끝에 단일화론을 띄운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이 같은 여론조사들에 대해선 응답률이 낮다고 일축하며 "최근의 여론조사 중에서 응답률이 최소한 10% 이상이 되는 조사들을 보면 대부분 제가 2배 정도 김 후보에 앞선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 양당 지도부도 긍정 발언…연대 기류 확산 '시발점' 될까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양당 지도부의 긍정적인 발언도 야권 단일화론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 특히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지난 23일 천안 남산중앙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당 차원에서는 (단일화에) 생각이 없고, 후보들끼리는 (단일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후보들끼리 단일화에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홍 대표의 입장이 선회한 건 김 후보와 마찬가지로 지지율이 안 후보에 밀리지 않는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홍 대표 측은 "김 후보의 지지율 추이를 보면 안 후보를 이길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게 되면 선거판의 분위기가 한국당 쪽으로 쏠릴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도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에 대해 "오래 전에 제가 제일 먼저 꺼냈던 이야기"라며 "그때 생각과 똑같다"고 밝혔다. 앞서 유 공동대표는 한국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국민적인 오해만 극복하면 부분적으로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한 바 있다.

야권에선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연대 기류가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곳곳에서 단일화론이 분출하고 있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재보궐선거가 펼쳐지는 충북 제천·단양에 출마한 한국당 엄태영 후보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바른미래당 이찬구 예비후보와 야권 단일화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도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미래당 남충희 후보를 합치면 바람에 의해 당선되려는 민주당 후보보다 시민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며 단일화를 제안했다.

다만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해 단일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단일화의 1차 마지노선은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오는 27일, 2차 마지노선은 사전투표일인 다음달 8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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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정주 기자] sagamor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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