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북미회담 취소 강공책 꺼낸 트럼프에 어떤 대응할까

美, 北과 비핵화 방식 이견..도발 발언에 심기 불편
北 태도 변화 있어도 6·12 회담 정상 개최 어려울 듯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릴 6·12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다며 공을 북한에 넘겼다.

북한과의 빅딜이라는 큰 판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자신감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세기의 핵 담판'은 19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이같은 강경한 미국의 입장에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북한이 보인 극도의 분노와 적대감으로 북미정상회담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회담 취소를 통보했다.

두 정상은 최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적대적 발언을 거두면서 서로를 칭찬하는 등 좋은 분위기를 유지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두 차례 방북해 김 위원장과 면담하는 등 북미간 물밑 조율도 순조롭게 진행중이라는 낙관론도 무성했다.

하지만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구실로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통보하면서 북미간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또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최선희 부상이 잇달아 미국을 겨냥한 담화를 내고 미국이 주도하는 비핵화 방식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내자 상황은 더 나빠졌다.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빅딜 성격의 외교 이벤트를 앞두고 이처럼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더는 참을 수 없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보인다.

북미정상회담의 주도권은 미국에 있으며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등을 할 확실한 의지가 없으면 굳이 회담장에서 서로 마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이런 입장을 받은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큰 관심사다. 북한이 전향적으로 태도를 바꾸고 미국에게 화해 제스처를 보내지 않는한 회담의 정상 개최는 어렵다.

북한 지도부도 이와 관련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내부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도 서한에서 "마음이 바뀌면 주저하지 말고 전화하거나 편지를 보내달라"고 여지를 남겼다.

북한이 이번 기회를 놓치게 되면 미국으로부터의 경제적 보상 등 큰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화 테이블에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하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미국은 북한에 억류된 인질 3명을 데려왔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어느 정도 얻을 것은 취한 상황"이라며 "북한이 절박함을 알고 돌아오면 받아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여기에서 대화를 하자고 손을 내밀지 않으면 6·12 회담은 없어진다"며 "북한이 변화를 원한다면 지금과는 다른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 상대방이 해서는 안 되는 도를 넘었다고 본 것"이라며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다 하더라도 6·12 회담은 미뤄질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dhspeop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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