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9주기 봉하마을 집결한 여권 .. 건호씨 "내년엔 북 대표도 왔으면"
선거 후보자 대거 모여 출정식 방불
23일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9주기 추도식은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후보자 등록 기간(24~25일)을 하루 앞둔 이날 민주당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은 하루 일정을 접고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았다.
민주당의 박원순(서울시장), 오거돈(부산시장), 김경수(경남지사), 김영록(전남지사), 이용섭(광주시장) 후보 등은 일찌감치 추도식장에 자리를 잡고 추도객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들이 선거운동을 잠시 뒤로 젖히고 추도식에 참석한 것은 친노·친문 지지층의 표심 다지기 전략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운동으로 눈코 뜰 새 없지만 추도식에 참석하는 게 더 중요하고 의미 있다고 판단했다”며 “꼭 정치적 유불리를 따진 것은 아니지만 표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추도식 참석 후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오늘은 노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면서도 각오를 새롭게 새기고 옷깃을 여미는 날”이라며 “권 여사께서 일일이 손을 잡으면서 ‘민주당 파이팅!’이라고 격려해 주셨다”고 전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을 제외한 여야 지도부를 비롯해 국회의원 60여 명이 참석했다.
한편 추도식에서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해찬 민주당 의원은 “남측 예술단의 평양공연 주제가 ‘봄이 온다’였는데, 우리는 ‘평화가 온다’로 정했다”며 “이제 금강산이 곧 열리고 개성에도 갈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가진다. 역사는 이렇게 전진하고 발전한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도 인사말을 통해 “온 국민이 금 모으기 운동을 하던 때와 같이 진중하고 결연한 의지로 북측의 우리 민족과 세계를 설득해야 한다”며 “내년은 10주기인데, 북의 대표도 함께할 수 있는 상황과 여건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방미 일정을 소화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참석하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과 관련한 청와대의 메시지도 나오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8주기 추도식에 참석했을 당시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성공한 대통령이 돼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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