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담하며 서로 칭찬.. 예정에 없던 31분간 '즉석 기자회견'

유태영 2018. 5. 2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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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1박4일'(21일 오후 출국∼24일 새벽 귀국)간 미국 공식 실무방문에서는 '돌발 상황'이 발생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두 정상이 통역만 대동한 채 긴밀한 대화를 나눌 것으로 예상됐던 단독정상회담 시간에 예정에 없던 '즉석 기자회견'이 펼쳐진 것이다.

상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단독회담 모두발언에서 "싱가포르 회담이 열리지 않는다면 그것도 괜찮겠다"며 폭탄 발언을 하면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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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분간 독대 보다 길어 파격 / 모두발언 도중 조율 없이 문답 / 트럼프, 北·美회담 답변 쏟아내 / 양국 정상, 덕담하며 서로 칭찬 / 트럼프 "文있어 한국 운이 좋다"

문재인 대통령의 ‘1박4일’(21일 오후 출국∼24일 새벽 귀국)간 미국 공식 실무방문에서는 ‘돌발 상황’이 발생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두 정상이 통역만 대동한 채 긴밀한 대화를 나눌 것으로 예상됐던 단독정상회담 시간에 예정에 없던 ‘즉석 기자회견’이 펼쳐진 것이다.

상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단독회담 모두발언에서 “싱가포르 회담이 열리지 않는다면 그것도 괜찮겠다”며 폭탄 발언을 하면서 시작됐다. 기자들이 ‘뭔가 변화된 상황이 있느냐’며 질문 세례를 퍼부으면서 회담장은 순식간에 기자회견장으로 변했다. 미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양국 정상이 사전 조율 없이 기자들과 문답을 주고받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는 예정에 없던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면서 즉석에서 기자회견과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리얼리티 쇼 진행자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꺼내드는 무대로 이 자리를 활용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은) 세계사에 있어 엄청난 대전환이 될 것”이라며 회담 전망을 밝히는 데 주력했다.

두 정상은 덕담을 건네며 서로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문 대통령을 대단히 신뢰하고 있다.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데에는 문 대통령의 기여가 아주 컸다”며 “그가 대통령이어서 한국은 운이 좋다”고 했다. 문 대통령도 “‘힘을 통한 평화’라는 (트럼프) 대통령님의 강력한 비전과 리더십 덕분에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게 됐다”며 “대전환의 위업을 반드시 이뤄내실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기적 관점에서 남북의 공존·통일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언젠가 그들은 합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처음으로 통일을 언급한 그는 삼성, LG 등 한국 기업을 예로 들며 북한이 밝은 미래로 갈 수 있는 기로에 서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회견은 10여 차례 문답이 오간 끝에 31분 만인 낮 12시42분에서야 끝이 났다. 12시35분까지로 예정됐던 단독회담 시간을 훌쩍 넘긴 뒤였다. 두 정상은 기자들을 물리고 21분간 뒤늦은 독대를 한 뒤 65분간 확대 정상회담 및 오찬을 이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 도착해 방명록을 남긴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안내로 오벌오피스로 향하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12시2분 백악관 웨스트윙 앞에 도착해 트럼프 대통령의 영접을 받았다. 방명록에는 ‘평화와 번영을 향한 한·미동맹, 세계사에 위대한 발자취를 남기길!’이라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의 핵심 실무라인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는 따로 시간을 내 만났다. 문 대통령은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이들에게 “북한과의 협상은 지난한 여정이 될 것이니만큼 많은 인내심을 가지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유태영 기자, 워싱턴=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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