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안낳는다..올 출산율 1.0명 깨질듯

연규욱 입력 2018. 5. 2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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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출생 많은 편인데도 9% 급감한 8만9600명 그쳐..합계출산율도 1.07명 최저
만혼 탓 셋째 출산 비중 9.7→4.8% 크게 줄고 육아부담에 출산 더 늦춰져
올해 1분기(1~3월) 새로 태어난 아이가 작년 1분기와 비교해 1만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사망자는 9000명 증가해 본격적인 '인구절벽' 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1분기 출생아는 8만9600명으로 9만8700명이 태어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9.2%(9100명) 감소했다. 가임기 여성(15~49세)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 수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TFR)은 1.07명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1~3월에 새로 태어나는 아이에 비해 이후에 태어나는 월별 출생아 수가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전체적으로 역대 최악 출산율을 기록할 것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전망이다. 1.05명이라는 충격적인 합계출산율을 보였던 지난해에는 1분기 합계출산율이 1.17명이었다. 2016년에는 1분기 출산율이 1.28명을 기록했으나 그해 전체 출산율은 그보다 적은 1.17명이었다.

1분기 출산율과 당해 연도 전체 출산율이 0.1명 이상 차이가 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합계출산율은 사상 처음으로 1.0명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출산율이 급락하는 직접적인 이유는 혼인과 출산 연령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출산이 용이한 결혼 적령기(25~34세) 여성의 출산율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25~29세 여성 1000명당 출생아 수는 지난 1분기 4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8.5명)나 줄었다. 30~34세 여성 1000명당 출생아 수도 지난해 1분기 109.7명에서 올해 101.0명으로 7.9%(8.7명) 감소했다.

반면 40세 이상 여성의 출생아 수는 1000명당 3.1명에서 3.2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혼인 시기가 늦어진 탓에 셋째 아이를 낳는 부모가 줄어드는 점도 출산율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1분기 출산 순위별 출생아 수를 보면 셋째 이상 비중이 4.8%로 지난해 같은 기간(9.7%)에 비해 절반으로 감소했다.

결혼 후 첫아이를 출산하기 전까지의 결혼생활 기간 역시 길어지고 있다. 첫째 출산 전까지 결혼생활 기간은 1분기 평균 3.5년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1년 늘어났다. 불과 1년 만에 아이를 낳지 않는 결혼생활 기간이 약 1.3개월 길어진 것이다. 이는 육아에 대한 신혼부부들 부담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혼인 건수마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3월 한 달간 혼인은 2만2800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500건(-2.1%) 줄었다. 올해 1~3월 누적으로 따지면 총 2400건(3.5%)이 감소했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 자연 감소로 인해 결혼하는 사람들도 줄어들면서 다음 세대 출산율마저 끌어내리는 '저출산 악순환의 늪'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혼인 비중이 가장 높아 출산율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25~29세 여성은 1000명당 혼인 건수가 62.4명에서 59.1명으로 가장 큰 감소세(-3.3명)를 기록했다.

이를 감안하면 앞으로도 출산율에서 드라마틱한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출생아 수는 줄어드는 반면 사망자 수는 늘고 있어 인구절벽 위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1분기 사망자는 총 8만18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8800명(12.1%) 증가했다.

이삼식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이 추세대로라면 올 한 해 전체 합계출산율은 0.9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며 "정부가 그간의 저출산 대책을 미시적으로 손보기보다는 획기적인 정책적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교수는 "유럽 선진국처럼 육아휴직 급여에 대한 상한선을 없애거나 소득대체율을 80% 이상으로 올려주는 등 청년들 현실에 맞는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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