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특파원+] 문 대통령 방미 불구 북·미 정상회담 무산 가능성

국기연 2018. 5. 22. 13:18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도착해 북·미 정상회담을 살리기 위한 중재 외교에 착수했다. 그러나 오는 6월 12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첫 북·미 정상회담이 좌초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CNN 등 미국 언론이 이날 일제히 보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비공개적으로 6.12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CNN은 북한이 지난주에 대미 강경 자세를 취하면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와 개념에 대한 의문에 제기됨에 따라 북·미 회담이 열려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결실을 볼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시각이 미국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서 팽배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려고 준비하는 움직임은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이전에 예상했던 과감한 외교 이벤트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CNN이 지적했다.

◆문-트럼프 회담이 분수령

북·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는 22일 열리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CNN이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북한의 협상을 통한 비핵화 입장을 ‘과잉 해석’하지 않았느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북한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했고,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북한은 그러나 지난주에 한·미 연합 훈련을 문제 삼아 북·미 정상회담 재검토 위협을 가했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CNN에 “북·미 회담은 트럼프나 김정은 보다 문 대통령의 이해관계가 더 걸려 있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표는 “문 대통령은 이번에 어떻게 해서든 북·미 회담이 열리도록 결사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표는 현재 CNN 국제 문제 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다.

수미 테리 전 중앙정보국(CIA) 북한 분석관은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회담이 깨지지 않도록 확신을 심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리 전 분석관은 “누구도 실패로 끝날 회담장에 걸어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리 전 분석관은 “문 대통령이 주로 김 위원장을 대변하는 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하게 될 것이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면 북·미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깨지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유일하게 남은 해법은 대북 군사 행동밖에 없을 것이라고 CNN이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에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리비아처럼 초토화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김-트럼프 회담 무산 가능성

미국의 언론 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날 “트럼프가 자랑하던 북·미 정상회담은 갈수록 그의 면전에서 폭발할 것처럼 보인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국제적인 지도자 반열로 올라서고, 북한을 정상국가로 인정받으려고 북·미 정상회담을 희망했었다. 그러나 이제 김 위원장은 북·미 회담장에 가지 않으려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 회담에 매달리는 것처럼 보인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북·미 정상회담 추진 계획이 삐걱거리자 한국에 화살을 돌리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북한 전문가인 로버트 켈리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의 협상 타결 가능성을 과도하게 홍보했다”고 주장했다. 켈리는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외교적인 트랙에 묶어 놓고, 지난해처럼 전쟁 위협이 난무하지 않도록 하려고 과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 국방 당국이 지난해에 북한을 공격하려고 20여개의 군사 작전 시나리오를 검토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전했다.

◆펜스 부통령의 경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김 위원장은 이날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도널드 트럼프를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실수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펜스 부통령은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전전을 생각하고 있다고 여기지 않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를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이 바뀌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므누신 장관은 “대통령이 말한 대로 현재까지는 (북·미 회담을) 계속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