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전' 조진웅 "식당에서 정식 먹는 느낌이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관객이 '독전'을 보고 나서 식당에서 정식을 먹고 나온 느낌이었으면 좋겠어요."
22일 개봉하는 영화 '독전'(감독 이해영·제작 용필름)은 2013년 개봉한 두기봉 감독의 홍콩 영화 '마약전쟁'을 원작으로 하는 범죄액션물이다. 배우 조진웅은 오랫동안 마약 조직을 추적해온 형사 원호 역을 맡았다.
영화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것 중 하나는 바로 그의 외형적 변화다. 조진웅은 "감독님께서 원호가 되게 딴딴해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딴딴하게는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슬림해지는 것도 힘들다고 했다. 감독님께서 팔 근육만 좀 키우면 되지 않냐고 하시더라. '감독님, 이두박근은 팔만 운동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하체도. 아 몰라. 아오' 이랬다"고 당시 상황을 재연하면서 "그때 내가 발끈했는데 결국은 살을 뺐다. 사실 몸무게 차이는 별로 안 난다. 체지방이 많이 빠졌다. 그래도 한 10kg 정도 차이가 나긴 한다. 지금은 다시 내 몸으로 돌아왔다. 너무 행복하다. 라떼도 먹고"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또 "원호가 아무리 생각해도 집요한 형사로서 예민한 면도 있어야 하지 않나. 그런데 또 인간적인 면도 필요했다. 그 지점을 찾아 연기하려 했다"고 털어놨다.
최근 '언론시사회'에서 '독전'을 처음 봤다는 그는 조심스레 영화가 만족스러웠다고 에둘러 말했다. 그는 "억지스럽다 싶은 내 영화를 볼 때는 마음을 졸인다. 내가 출연한 영화를 어떻게 봤다고 말하는 게 우스울 순 있겠지만 그래도 내 작품을 객관적으로 보는 관점은 어느 정도 익힌 것 같다. '독전'이 빠른 전개 속에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말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작품은 인정하는 편이다. 한 마디로 좋았다는 이야기다"면서 수줍게 웃었다.
영화를 전개하는 핵심은 바로 원호와 락(류준열)의 브로맨스다. 락은 원호가 오랫동안 추적한 마약 단체의 버림받은 조직원으로, 원호는 마약 단체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락의 도움을 받는다.
조진웅은 "난 작품 속에서 남자끼리 호흡할 때가 많다. 영화에서 내가 락이를 납치한 건 아니지 않나. 우연찮게 락과 공조하게 되는 건데. 감독님이 어느 지점에서인가 디렉션을 할 때 내가 락에게 마치 형 같았으면 좋겠다더라. 그 후 여러 가지 의문점이 풀렸다. 형사의 본분으로 보면 락과 공조는 하고 있으나 이 친구는 분명히 용의자 아니냐.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수갑을 풀어주는 장면이 나오지 않나. 이해가 안 될 수 있는데 형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되더라. 그 디렉션을 듣고 혈이 딱 뚫리는 느낌이었다. 연기를 하면서 정말 준열이를 좋아하게 되더라"고 회상했다.
'독전'은 단순 액션물을 넘어 인간이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영화다. 그는 "영화를 선택할 때는 아무 생각도 없었다. 쫓아가고 뛰어가고 부수고. 촬영이 힘들겠다는 예상은 했지만 그냥 상업 영화일 거라 생각했다. '몸이 힘들더라도 가보지 뭐'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촬영하다 보니 정신적으로 자꾸 부딪히는 거다. 뭐지 싶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독전'을 촬영하면서 왜 자신이 20년 넘게 연기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근본적 질문을 던졌다고 털어놨다. 영화 엔딩을 촬영하면서 그에 대한 해답을 얻었다고.
"'독전'이요? 사람들이 와서 쉬고 즐기다가 갈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냥 범죄 오락물인 줄 알았더니 극장 나오면서 자기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다양함을 맛볼 수 있는, 맛집의 시그니쳐 메뉴인 정식을 먹고 나온 느낌이었으면 해요."
이소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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