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보수의 아성' 무너지나..고령층 한국당에 등 돌렸다?

대구CBS 류연정 기자 입력 2018. 5. 22. 06:03 수정 2018. 5. 2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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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한 달여 앞둔 21일, 경북대에서 만난 대학생 박모(23)씨는 단호했다.

사회초년생인 박모(23)씨도 "아무래도 지역색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에게 받은 영향 때문에 여전히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며 당장 치러질 지방선거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거라고 예상했다.

다만 박씨는 "속도가 조금 더딘 것뿐"이라며 "이전에 비해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대폭 늘 것 같다.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적은 수겠지만 대구에서는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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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선거 르포] 변화 생긴 것 맞지만 여전히 한국당 우세 전망도
서울시선관위 관계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가회동 주민센터에서 모의투표 용지를 출력하는 등 제7회 지방선거 사전투표 모의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할머니, 할아버지조차 자유한국당에 대한 지지를 거뒀다"

선거를 한 달여 앞둔 21일, 경북대에서 만난 대학생 박모(23)씨는 단호했다.

박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면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고 과거 새누리당을 찍었던 저희 조부모님부터 달라졌다. 탄핵 이후 실망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을 장악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에 등을 돌린 건 박씨 뿐만이 아니다. 나이를 불문하고 수많은 유권자들이 변화의 징후를 몸소 느끼고 있다.

여느 선거 때와는 다른, 변화의 바람이 대구에 불어닥친 것이다.

◇ 탄핵 이후 실망한 고령층, '보수의 아성' 무너지나

박씨가 사는 동네는 대구 달서병.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의 지역구다.

박씨는 "사람들이 왜 조원진을 뽑았냐고 비난하더라. 사람들 인식이 (지난 총선 이후) 많이 바뀌었고 젊은 사람들은 물론이고 할아버지, 할머니마저도 전과는 다른 선택을 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동성로에서 만난 시민 권정미(50)씨도 어르신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권씨는 "저희 부모님이 예전에는 당시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하면 빨갱이라 할 정도였는데 이제는 자유한국당 지지하면 나라에 큰일이 난다고 하신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이 홍준표 대표의 일부 발언에 대해서는 어떻게 저런 발언을 할 수가 있냐고 화를 내신다"며 "나이 드신 부모님부터 변화가 생기니 이제 조금 나아지려는 징조 아니겠냐"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런 변화는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전국 2504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 95%신뢰수준에 ±2.0%p, 응답률 5%,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벌인 결과 대구와 경북에서는 41.8%가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29.4%로 여당과 제1야당의 지지율 격차가 상당했다.

20대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손쉽게 과반 이상의 의석을 차지했던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변화 있지만 미약해…접전 뒤 자유한국당의 '승전보' 예상하기도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홍 대표의 막말, 보수분열 등으로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구가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회사원 이모(30대)씨는 "민주당 지지율이 많이 오르겠지만 그래도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결국 대부분 자유한국당 소속이 당선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제 선택도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초년생인 박모(23)씨도 "아무래도 지역색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에게 받은 영향 때문에 여전히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며 당장 치러질 지방선거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거라고 예상했다.

다만 박씨는 "속도가 조금 더딘 것뿐"이라며 "이전에 비해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대폭 늘 것 같다.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적은 수겠지만 대구에서는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정당갈등에 지친 유권자들, '선거무관심'도 우려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각종 의혹과 정당 갈등으로 다소 지친 유권자들의 민심이 읽히기도 했다.

기자가 만난 시민의 상당수가 '선거에 관심이 없다' '누가 되든 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 중에는 자유한국당이 강세인 대구에서 어차피 다른 후보를 뽑아봤자 사표가 될거라고 보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중구에 거주하는 박재근(62)씨는 "여태까지 선거보다는 조금 낫지 않겠나. 하지만 정치라는 게 혼자 하는 게 아니고 여럿이 어울려 하는 것이기 때문에 쉽진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씨는 "지금은 과도기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이며 "언젠가는 우리나라 정치도 정당 세력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가 판단한 좋은 후보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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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CBS 류연정 기자] mostv@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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