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가 장악한 클라우드 시장..韓 기업들 싸고 편한 서비스 내세워 맞불

김범수 기자 2018. 5. 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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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외국계 클라우드 업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글로벌 기업보다 빠른 고객 응대, 원활한 소통, 저렴한 비용 등을 무기로 시장 확대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토종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부족하고 기존 해외 IT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한 터라 경쟁이 쉽지 않다.

클라우드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국내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해외 업체들과 경쟁에 나서고 있다. /조선DB

22일 IT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클라우드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IBM, 오라클, 구글과 같은 글로벌 공룡 기업들이 사실상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에서 국내 업체들이 사활을 거는 형국이다.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1조5000억원이었다. 올해는 1조90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전송하고 여러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자체적인 데이터센터 구축이나 데이터 관리, 시스템 관리를 직접 하는 것보다 비용이나 효율 측면에서 더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거대한 시장이 있음에도 사실상 AWS와 같은 세계 1위 기업이 국내 시장에서도 강자로 자리 잡았다. 가트너에 따르면 AWS의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41%로 압도적이다. 퍼시픽크레스트증권 조사에 따르면 500만달러(약 55억원) 매출 이상 중소기업 300개를 조사한 결과 50% 이상이 AWS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업체들은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 국내에 데이터 센터를 짓고 안정성을 강조하면서 국내 업체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네이버와 KT다. 국내에 데이터센터(IDC)를 대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NAVER(035420))는 계열사 인프라를 운영하던 자회사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을 내세워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에 나서고 있다.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가지고 있는 것 외에도 5개 해외 리전(region·데이터센터 허브)을 가지고 있고 올해 중 4개를 추가해 총 9개가 될 예정이다. 국내 1위 포털을 운영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국내 고객사와 원활히 소통하면서 안정적으로 운영한다는 장점을 내세운다. 글로벌 리전이 있어 해외 진출도 쉽다.

통신사인 KT 역시 국내 업체 중 두각을 드러내는 회사다. 최대 유선 통신사답게 안정적인 네크워크망을 가지고 있고 국내에만 12개의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인프라형 클라우드 서비스(IaaS)에서는 데이터센터 보유 역량 덕분에 글로벌 업체와 경쟁을 자신하기도 한다.

외국계 클라우드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국내 IT 업체들도 클라우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경쟁력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조선DB

NBP는 이미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한 클로바(Clova)와 파파고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등을 선보였다. KT 역시 올해 중 기가지니 개발에 쓰였던 API를 상품화할 예정이다. AWS, MS 등은 이미 시장에서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상품을 선보였는데 이들과 경쟁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NHN엔터테인먼트(181710)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채로 토스트(TOAST)로 시장 확보에 나섰다. 한게임 등 게임 서비스를 운영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중소 게임사를 주요 고객으로 삼고있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만큼 AWS와 같은 글로벌 업체보다 가격 측면에서 10~20% 가량 저렴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들 국내 IT 업체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경쟁력은 빠른 대응과 원활한 소통이다. AWS와 MS는 상대적으로 고객 응대에 있어서도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고 응용하는데 있어서도 도움을 받기가 쉽지 않다. 이런 소비자서비스(CS) 측면에서 편의를 제공해 고객 불편을 해소하고 국내 시장에서 경쟁한다는 전략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도 다양하게 클라우드 상품군을 늘려가면서 외국계 기업보다 편하게 응용할 수 있는 환경과 더 적극적인 응대를 통해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고 외국계 업체 상품군이 다양해 경쟁이 쉽지 않지만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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