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대표 간식 아이스크림의 몰락..음료·커피가 시장 잠식

[데일리안 = 최승근 기자]

한 고객이 편의점에서 구매할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있다.ⓒCU

여름철 대표 간식 아이스크림이 그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계절에 상관없이 온 국민의 디저트로 부상한 커피와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생수, 그리고 다양한 음료제품이 아이스크림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21일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아이스크림 소매시장 매출은 2015년 2조184억원에서 지난해 1조6837억원으로 16.6% 감소했다. 아이스크림을 대신할 음료와 커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데다, 아이스크림 전문점 시장도 확대되면서 기존 아이스크림 시장이 분산된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아이스크림은 계절적 특성이 강한 상품이다. 날이 더워지는 여름철 매출이 가장 크다. 지난해의 경우 3분기 매출은 5798억7600만원으로 4분기 2735억5000만원에 비해 두 배 가량 많았다.

7~8월이 포함된 3분기에는 바(32.7%), 콘(18.4%), 펜슬 타입(18.0%) 순으로 매출이 높았다. 가을과 초겨울이 포함된 4분기에는 바(28.6%), 홈(통)타입(23.4%), 콘(19.9%) 등의 순으로 잘 팔렸다.

제조사별로는 롯데제과가 26.7%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빙그레(24.3%), 롯데푸드(15.7%) 등으로 나타났다. 브랜드별로는 '하겐다즈'가 163억원으로 매출 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월드콘(119억원), 붕어싸만코(111억원), 구구(100억원), 투게더(96억원) 등의 순으로 파악됐다.

국내 아이스크림 소매점 분기별 매출 현황.ⓒ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아이스크림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 커피와 음료도 온도가 오르는 여름철 매출 비중이 높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체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여름철 의존도도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계절별로 보면 여전히 여름철 매출이 가장 높기는 하지만 계절별 매출이 점차 비슷해지고 있다”며 “주로 편의점이나 마트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아이스크림에 비해 커피는 소비자들이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약 11조7400억원으로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전체 국민이 1년 동안 마신 커피는 265억잔에 달해 1인당 평균 512잔의 커피를 마신 셈이다. 이는 2007년(204억잔) 대비 30% 증가한 수치다.

생수 등 음료시장 확대도 아이스크림 시장 감소와 관련이 깊다. 유기농, 친환경 트렌드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단맛이 강한 아이스크림 보다 무색, 무미, 무취의 생수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음료업계 추정치에 따르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반영되지 않은 올해 1분기까지 국내 생수시장은 약 1670억원 규모로 지난해 1550억원 대비 약 7.7% 성장했다. 지난해 생수시장 규모는 약 7810억원으로 이러한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생수시장은 8000억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의 경우 올해 1월부터 5월 중순까지 약 45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약 19%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아이시스의 매출 상승 요인으로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인한 야외활동 증가, 1인 가구 확대와 함께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맞춘 용량 다변화, 건강한 물을 앞세운 마케팅 활동, 포장재 1등급의 친환경 이미지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빙과업체 관계자는 “식후 커피 한 잔이 공식처럼 여겨질 정도로 커피를 마시는 일이 일상화되면서 여름철 아이스크림 소비가 감소하는 추세”라며 “커피 및 음료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출산율 저하에 따른 주요 소비층(어린이) 감소도 전체 시장 축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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