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 투항'하라는 美..이란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

2018. 5.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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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에 사실상 백기 투항을 요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경고하면서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이란이 약속하고 준수하는 핵프로그램 중단 수준이 아닌 아예 포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란이 받아들일 수 없는 12가지 조건을 내걸면서 이란은 8월6일 가동되는 미국의 제재를 앞두고 양단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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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반 남은 미 제재 부활, 핵합의 재협상 정면충돌
[그래픽] 미국, 이란에 우라늄 농축중단 등 12개항 요구

두달 반 남은 미 제재 부활, 핵합의 재협상 정면충돌

미국-이란 정면충돌[제작 정연주] 일러스트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이 이란에 사실상 백기 투항을 요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경고하면서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이란이 약속하고 준수하는 핵프로그램 중단 수준이 아닌 아예 포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뿐만 아니라 시리아, 레바논, 예멘, 이라크에 대한 군사적 지원과 정치적 영향력 행사를 끊고 탄도미사일 기술도 개발하지 말라는 조건도 내걸었다.

중동 내 미국의 우방인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수니파 군주국을 위협하지 말라고도 했다.

사실상 이란의 손발을 끊는 요구 조건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새 핵합의'라고 했지만 '이란 불능화 안'인 셈이다.

그가 이날 이란에 들이민 12가지 조건 중 어느 하나도 이란이 수락할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

미국도 이를 모를 리 없지만 이런 실현 불가능한 조건을 공개적으로 내걸어 이란과 정면충돌을 택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란이 받아들일 수 없는 12가지 조건을 내걸면서 이란은 8월6일 가동되는 미국의 제재를 앞두고 양단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간 이란이 고수했던 입장을 종합해보면 12가지 조건 모두 이란의 주권과 자결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는 안건조차 되지 않는다.

이란 권력의 정점인 최고지도자가 이를 받아들일 리 없거니와, 만에 하나 이를 받아들인다면 강력한 내부 보수세력이 반발해 정권의 안위까지 위태로워진다. 예상대로 거부한다면 미국의 초강력 경제·금융 제재와 이에 따른 경제난에 직면하게 된다

이란 이슬람혁명 기념일 집회[연합뉴스자료사진]

그간 이란이 일관되게 보인 태도를 고려하면 자신에겐 '굴욕'이나 다름없는 핵합의 재협상장에 나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 직후 "이란과 전 세계를 좌지우지하려는 당신(폼페이오)은 도대체 어떤 자인가"라면서 "(12가지 조건을)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연설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전날에도 "미국과 이를 지지하는 다른 열강은 이란을 무릎 꿇릴 수 없다"면서 "오히려 우리는 두 발로 서서 우리의 갈 길을 거침없이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내민 반대급부는 경제적 지원과 이란의 현대화, 외교적 고립 해소다.

국제사회에서 대표적인 반미 이슬람 국가인 이란을 고분고분한 친미 산유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제재를 근 40년간 받으면서 경제를 거의 자력으로 지탱해 온 이란에 경제적 지원이라는 반대급부는 협상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당근'이 아니라 모욕에 가깝다.

이란은 '에그테사데 모거베마티'(저항 경제)를 국가 경제 정책의 슬로건으로 삼아 미국의 제재에 어렵게 버텨왔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국은 군사적 전쟁보다 경제 전쟁과 문화적 침투로 이란을 붕괴하려 한다면서 경계심을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더 나아가 "결국 이란 국민은 자신들의 리더십에 대해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초강력 제재로 경제적으로 압박하면 이란 내부의 분란으로 정권 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를 노골적으로 내비쳐 이란을 자극했다.

다른 한 편으로는 미국은 북한에 비핵화의 조건으로 경제적 번영을 내민 것과 유사한 구조의 명제를 이란에도 제시함으로써 3주 앞으로 다가온 북미 회담을 앞두고 이란의 우방인 북한에 현시하려는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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