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소설이라는 김경수 해명 의구심 커져"

2018. 5. 2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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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에게 듣는다]김태호 한국당 경남지사후보

[동아일보]

자유한국당 김태호 경남도지사 후보가 20일 경남 창원시 용지공원에서 선거운동을 하다가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후보는 “정치권을 2년간 떠나 있었지만 경남과 당이 어려우니 출마해 달라는 요구가 있어 출마했다. 경남이 없으면 김태호도 없다”고 강조했다. 창원=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인 김경수 전 의원은 사과부터 해야 한다. 경남도민들이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이 경남도정에 영향을 끼칠까 우려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당당할 수 있나.”

자유한국당 김태호 경남도지사 후보(56)는 20일 경남 창원시 용지공원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드루킹 의혹에 연루된 김 전 의원의 ‘선(先)사과’를 요구했다. 지금까지 김 후보는 “드루킹이란 외부 변수가 경남 선거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여선 안 된다. 경남이 겪고 있는 위기를 누가 극복할 수 있는지에 집중해야 한다”며 드루킹과 관련한 언급을 자제해왔다.

김 후보가 생각을 바꾼 것은 김 전 의원의 해명이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김 전 의원의 허락을 받고 댓글을 조작했다”는 ‘드루킹’(온라인 닉네임) 김동원 씨(49·구속 기소)의 주장에 대해 김 전 의원이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일축했기 때문이다. 창원에서 만난 시민 중에도 “드루킹 사건의 진행을 끝까지 지켜보고 지지 후보를 택하겠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이런 여론에 대해 김 후보는 “도민들 귀에는 (기록을 중요하게 따지는) 대통령연설기획비서관 출신인 김 전 의원의 변명이 더 소설처럼 들릴 것이다. 경남도민은 누가 더 소설 같은 이야기를 하는지 의심하고, 후보자의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당이 드루킹 사건 공세에 민주당은 네거티브 선거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이것은 네거티브가 아니다. 오히려 정치적으로 오버하면 진실을 가릴 수 있어 자제하고 있다. 국민의 집단 지혜가 담긴 여론을 왜곡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만으로도 민주주의 파괴 행위다. 어떤 사람도 이 부분에 대해 성역일 순 없다. 특검이 통과됐으니 진실 여부가 밝혀지겠지만 이와 별개로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사과하는 것이 도리다.”

―한국당 내부에선 김 전 의원을 체포하고 후보직 사퇴까지 요구하는 주장이 있다.

“그것은 너무 나간 이야기다. 특검으로 진실이 밝혀지고 거기에 따른 결과가 나올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전임 경남도지사인 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 후보를 묶어 ‘과거 팀’이라 부른다. 낡은 정치, 구태 정치로 되돌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누가 이번 선거를 과거로 몰아갔나, 스스로 한 번 성찰해 보라고 되묻고 싶다. 댓글 여론조작은 과거 대선 때나 있던 이야기인데 그때로 돌아가게 만든 장본인이 누군가. 경남을 과거와 미래로 나누는 것도 진영 논리다. 경남은 30년간 독재에 맞서 3·15의거, 부마항쟁 등 민주주의를 지켜온 중심이다. 산업화 과정에선 성장의 엔진 역할도 했다. 이들을 과거 세력으로 묶어 폄훼한다면 도민들은 굉장히 자존심이 상할 것이다.”

김 후보는 용지공원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두 손을 무릎에 올리고 90도로 공손히 인사를 했다. 악수를 청하면서 “경남만은 지켜주세요. 걱정 좀 해주이소”라고 당부했다.

―지켜 달라, 걱정해 달라니 무슨 말인가.

“문재인 정권이 경남 부산 울산을 싹쓸이해야 한다고 하는데 오만하다. 권력은 견제를 받아야 하고 균형이 무너지면 국민도 국가도 불행해진다. 보수의 가치를 지켜온 경남이 국가 전체의 균형을 잡는 추가 되고 다시 희망의 전진 기지가 되도록 응원해 달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렇게 인사하면 ‘지면 안 된 데이’ ‘그거 몬 하면 죽어라’고 하는 분도 있다. 깊은 밤 잠들기 전이면 ‘나처럼 부족한 사람에게 이런 요구까지 할 지경이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무겁다.”

―보수도 어렵지만 경남지역 경기는 더 어렵다. 경남지역 이슈 관심도에서도 기업·중소기업이 주요 이슈였다.

“청년과 기업에 기회를 열어 주는 장을 고민하다 번쩍하고 자극 받은 것이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스타트업 육성 기지 ‘스테이션 F’를 만들었다. 그걸 모델로 삼아 청년 스타트업 육성시설인 ‘스테이션 G(G는 경남의 이니셜)’를 설립해 세계적인 메카로 만들어 보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때도 (저는) 야당 도지사였지만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고 최고 수준까지 오르기도 했다.”

―여섯 번 선거에 나와 여섯 번 모두 이겼다. 김 전 의원과도 2012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겼다. 이번에는 지지율이 낮은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현장에 답이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우려가 크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방향은 나도 박수친다. 하지만 현장에 와보면 서민과 기업 모두 어렵게 만들었다고 아우성이다. 현장에서 절박하게 진정성 있게 답을 찾고 거기서 비전과 해법을 제시하면 충분히 이긴다.”

::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도지사 후보 프로필 ::

출생일: 1962년 8월 21일출생지: 경남 거창 혈액형: AB형

가족: 배우자 신옥임 씨와 1남 1녀

학력: 거창농고-서울대 농업교육과-서울대 농대대학원 박사

재산: 6억5777만3000원(2016년 3월 기준)

주요 경력: 18, 19대 국회의원(경남 김해을), 2010년 8월 이명박 정부에서 국무총리 후보자 내정 뒤 사퇴, 32, 33대 경남도지사, 36대 경남 거창군수

창원=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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