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 휴일에 뭐 볼까? '고독한 미식가' 정주행을 권합니다

김송희 2018. 5. 2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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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직 무역상, 40대 중년 남자가 일 끝난 후 근처 맛집에 들러 홀로 식사를 한다.

이노가시라 고로(마츠시게 유타카)는 영업직으로 일하며 매일 다른 동네로 출근한다.

성실하고 '사람 좋다'는 평가를 듣는 그는 고된 일이 끝난 후 그 동네의 분위기를 '스캔'한다.

"출출하군, 오늘은 뭘 먹어볼까"로 시작해 골목의 분위기와 식당의 간판과 분위기, 후각을 발동시켜 맛집을 알아채는 그의 노련미는 백종원 형님 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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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직 무역상, 40대 중년 남자가 일 끝난 후 근처 맛집에 들러 홀로 식사를 한다. 도무지 어디서 재미를 찾아야 좋을지 모를 내용이다. 그런데 이렇게 만들어진 드라마가 2012년부터 일본에서 방영 중이고 인기가 높아 2018년 시즌 7까지 방영 중에 있다. '고독한 미식가' 이야기다.

타니구치 지로의 원작 만화를 드라마로 만든 '고독한 미식가'에는 식당과 음식 외에는 오직 1명의 주인공만이 출연한다.


이노가시라 고로(마츠시게 유타카)는 영업직으로 일하며 매일 다른 동네로 출근한다. 성실하고 '사람 좋다'는 평가를 듣는 그는 고된 일이 끝난 후 그 동네의 분위기를 '스캔'한다. "출출하군, 오늘은 뭘 먹어볼까"로 시작해 골목의 분위기와 식당의 간판과 분위기, 후각을 발동시켜 맛집을 알아채는 그의 노련미는 백종원 형님 급이다. 매 회마다 오직 '고로씨'의 발걸음을 따라 하나의 식당의 음식을 소개하는 것이 '고독한 미식가'의 주된 내용이다. 이 드라마는 실존하는 음식점을 찾아가서 촬영하고, 드라마가 끝난 후에는 원작자가 직접 그 집을 찾아가 먹어보는 짜투리 영상도 함께 방송된다.


고로상이 얼마 전 한국을 찾아 '고독한 미식가' '한국편'을 촬영했다. 그가 다녀간 후암동의 해당 고깃집은 이미 대기번호를 받기 어려울만큼 긴 줄이 늘어서 있다. 고로상이 선택했다는 것은 '믿고 먹는 맛집'이라는 것을 '고독한 미식가'의 팬들이라면 알고 있다. 사실 특별한 이야기 구조가 있는 게 아니라 시즌 1,2,3,4,5,6을 안 봤더라도 시즌 7의 아무 편이나 골라잡아 봐도 내용을 따라가는 데 전혀 어렵지 않은 것이 이 드라마의 매력이기도 하다. '고독한 미식가'를 이제 막 보려 하는 신입자들에게 이 드라마를 영업해보자.


#SNS는 모르는 고로만의 맛집 찾기
낯선 동네에 갔을 때, 식당에 대한 정보 없이 밥을 먹으려면 우리는 보통 스마트폰부터 꺼낸다. 그 동네에선 어딜 가야 하는지, 잘 알만한 친구에게 문자로 물어보거나 포털에 00동 맛집부터 찾는다. 아무 정보 없이 무턱대고 아무데나 갈 순 없으니 말이다. 고로는 낯선 동네에 갔을 때 일단 산책을 한다. "역 근처에는 식당이 있기 마련이지."라며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로 스캔을 해가거나, 무작정 걷다가 우연히 마주친 식당의 메뉴를 보고 판단한다. 처음 가 본 가게일지라도 그는 주저없이 들어간다. 일단 들어가서 메뉴판을 훑어보고 식당 분위기와 손님들이 뭐 먹는지 살펴본다. 그 집의 주력 메뉴가 갈비라고 해도 다른 식당에서 보기 어려운 특수부위가 메뉴에 있으면 고로는 그걸 주문한다. 일단 용기 있는 미식가인 셈이다. '이 집이 맛이 없으면 어쩌지, 그 메뉴가 맛 없으면 어쩌지' 고로는 그런 고민 따윈 하지 않는다. 대신 '직원들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워, 성실한 가게야', 허름하더라도 왁자한 분위기라면 '시장에서 오래 장사한 집이로군 그럼 믿을 수 있지'라고 알아보는 식이다.



#고춧가루 통의 서스펜스
'고독한 미식가'는 입 밖으로 내놓는 대사보다 고로가 혼자 생각하는 속마음 대사가 훨씬 많다. 중년 남자가 혼자 식당에 들어가서 메뉴를 고르고 식사를 하는 동안의 생각, 그러니 이 드라마에 두근거리는 장면이나 서스펜스는 오직 음식 뿐이다. 물론 위기의 순간도 있다. 간장에 고춧가루를 뿌리고 싶은데 고춧가루통이 꽉~ 막혀있거나, 너무 맛있어서 추가로 더 시키고 싶은데 '그 메뉴는 오늘 떨어졌습니다'라는 답변을 듣는 등의 위기다. 다행히 '기대했는데 맛이 별로군'하는 위기사항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이거에 이걸 더해먹으니 최고로군'하는 식의 미식가의 대단찮은 발견들이 넘쳐난다.


#동네와 메뉴, 골라잡아 보기
'고독한 미식가'는 굳이 1시즌 1회부터 회차별로 따라서 볼 필요가 없다. 동네와 메뉴별로 구성되어 있으니 보고 싶은 메뉴가 있다면 골라서 보면 된다. 1회가 오사카 부 비쇼엔의 오코노미야키 정식과 히라노의 튀김꼬치이고 5회가 도쿄 도 세타가와 구 타이시도의 회전초밥...일 때 초밥이 더 먼저 먹고...아니 보고 싶으면 초밥 편을 보면 되는 거다. 어차피 매회 식당에 들어가 혼자 맛있게 식사를 즐기는 내용이다. 주인공도 같고 내용도 동일하다. 달라지는 것은 오직 식당과 메뉴 뿐이다. 오늘은 뭘 먹어볼...아니, 뭘 볼까나, 고르는 것은 시청자의 몫이다.


#진짜 식당 주인 같은 배우들
실존하는 식당에 찾아가다 보니 식당 주인과 주방장, 직원들이 등장한다. 진짜 사장님 같지만 이들은 모두 배우들이다. 그런데 드라마 끝나고 원작자가 진짜 그 식당에 찾아가보는 영상을 보면 놀라게 된다. 사장님과 똑같이 생긴 배우들을 찾아서 캐스팅하는 신박함 때문이다. 요리하는 모습, 접객하는 태도와 목소리, 배우들이 놀랍게도 진짜 사장님과 닮아 있다.


#혼밥의 원조, 혼자 밥 먹을때 보면 좋은 친구
지금이야 각종 미디어에 흔하게 '혼밥시대'라는 말이 쓰인다. 사실 '고독한 미식가'는 혼밥과 일본식 먹방의 원조격의 드라마다. '심야식당'과 함께 인기를 얻어 시즌으로 방송되며, 이후에 비슷한 류의 드라마들이 일본에서 다수 만들어졌다. '하나상의 간단요리' '세일즈맨 칸타로의 달콤한 비밀' '와카코와 술' 등이 혼자 미식을 하며 만족해 하는 드라마들은 '고독한 미식가'의 인기가 없었다면 탄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고로상은 일이 끝난 후 혼자서 고독하게 요리를 완전히 홀로 즐긴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그 시간과 공간에는 오직 이 음식과 나만이 존재한다는 듯 그의 표정은 세상 행복하다. 혼자서 밥 먹으며 즐길 영상을 찾는 이에게 '고독한 미식가'는 한끼를 즐길 수 있는 친구다.

iMBC 김송희 | 화면캡쳐 고독한미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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